최근 타코마의 한 마켓에서‘생면’을 사들고 집에 갔다가 유통기한이 넘은 물건을 사왔다는 핀잔을 듣고 가게에 다시 가서 물건을 교환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물건이 많더라고 꼬집자 매니저는“물건이 한국에서부터 냉동돼 오므로 유통기한이 좀 넘어도 먹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한 소비자는 구린내가 심하게 날 정도로 오래된 라면을 교환하러 갔다가“다들 불평이 없는데 왜 유별나게 구냐”는 식의 업소 측 태도에 말문이 막혔다고 말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은 이유를 불문하고 폐기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렇지 않다면 구태여 유통기한을 표시할 필요가 없다.
미국에서 다양한 한국식품을 수입해 판매하다 보면 실수 아닌 실수를 할 수도 있다. 선적 과정에서 한국의 거래선이 유통기한이 다된 물건을 끼워 넣는 것도 상정할 수 있다.
문제는 업소 측의 안하무인격 대응이다. 냉동돼 들어오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 지나도 문제가 없다며‘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를 무척 아낀다.
심한 경우는 교환하러 간 물건을 고객 앞에서 시위라도 하듯 종업원끼리 돌려 먹으며 모욕감을 주는 경우도 있다.
잘못된 것은 인정하고 분명하게 사과한 후 전후 사정을 설명하는 것이 옳다. 소비자들이 물건의 유통과정까지 이해해가며 사주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물건을 골라들었을 당시의 제품 상태가 품질 판단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도산 위기에 몰렸던 스웨덴 항공사(SAS)는 고객과 마주한 순간이 가장 중요하며 제품의 질보다 그 짧은 순간의 진실된 서비스가 그를 평생고객으로 만든다는‘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이라는 경영철학으로 회사를 일으켰다.
미국에 살면서 완벽한 한국식 생활을 기대하는 한인은 그리 많지 않다. 제품의 질이 좀 떨어지거나 모자라도 이해의 폭이 넓다. 하지만 서비스는 미국이건 한국이건 동일한 가치로 평가되지 않을까?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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