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시리즈 ‘발굴-한인이민 100년’
미주한인 이민사의 여명기인 구한말, 한국에서 활동하던 미국인 선교사들의 번역으로 1900년에 한국에서 출판된 희귀 성경의 원본이 남가주 지역에 남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존 사실이 처음 공개되는 이 1900년판 ‘신약젼서’ 원본은 감리교 최초의 한국 선교사로 알려진 아펜젤러(H. G. Appenzeller)의 유물 로 남가주 북쪽 오하이에 살고 있는 그의 후손들이 보관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아펜젤러·노블 선교사 기념회(Friends of Appenzeller & Noble)가 관리하고 있는 이 성경은 특히 아펜젤러를 비롯 언더우드(H. G. Underwood), 게일(James S. Gale), 스크랜튼(William B. Scranton), 레이놀즈(W.D. Reynolds) 등 당시 성경을 번역했던 5명의 미국인 선교사들의 친필 서명이 성경 뒤표지 안쪽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게 특징이다. 대한성서공회 자료에 따르면 이 1900년판 ‘신약젼서’는 1887년 우리말로 번역된 최초의 완역 신약 성경인 ‘예수셩교젼셔’(소위 로스 성경)에 이은 두 번째 한글 완역 성경으로 1900년 5월 번역을 마치고 서울과 일본 요코하마에서 출판한 것으로 돼 있다.
이번에 확인된 아펜젤러 소유 성경의 첫 장에는 ‘구세주강생 일천구백년’에 ‘대한황성 미 이미교회(감리교회) 인쇄소 간출’이라고 찍혀 있어 1900년 서울에서 출판된 것임을 분명히 해주고 있다.
아펜젤러 기념회의 김찬희 박사(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 명예교수)에 따르면 1900년판 신약전서는 일본에서 출판된 것이 4∼5권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한국 출판본으로는 이번에 확인된 아펜젤러 소유 성경이 현존하는 유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더욱 희귀성을 더해주고 있다. 김찬희 교수는 “1900년판 신약전서는 개역 성경의 바탕이 됐던 한글 성경의 원조격”이라며 “특히 아펜젤러본은 가죽 표지에 금박을 입힌 점, 그리고 번역자들의 친필 서명이 모두 있는 점으로 보아 번역자들이 완역 출간을 기념해 만들어 나눠 가진 특별 소장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펜젤러는 1885년 미 감리교단이 한국에 파견한 최초의 안수 선교사로 언더우드와 함께 구한말 한국 개신교 선교의 개척자로 잘 알려져 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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