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개브리엘 산악지역은 1800년대 말만해도 사람의 발자국이라고는 전무한 사나운 야생 동물들만의 왕국이었다. 이때 밥 워터맨이라는 사람이 그의 약혼녀인 리즈와 함께 3주 동안 샌개브리엘 산맥을 종단해서 하이 데저트까지 걸어서 갔다 오는 대탐험을 한 적이 있었다.
산맥을 가로질러 가는 도중에 가장 높아 보이는 산봉우리에 올라가서 돌무더기를 쌓아 올려놓고 그 위에 팻말을 꽂아 Mt. Lady Waterman이라고 명명을 하고 내려 왔는데 같이 간 약혼녀인 리즈가 백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이 산맥을 걸어서 종단했다고 믿어 그를 기리기 위함이었다.
나중에 미연방 지질협회 USGS에서 산봉우리 이름을 공식화할 때 이를 근거로 해서 Mt. Waterman이라고 정했는데 ‘Lady’자가 빠지고 오기된 것을 뒤늦게 발견한 밥 워터맨이 이를 정정해 주려고 무척 애를 쓰다가 생전에 뜻을 못 이루고 세상을 뜨는 바람에 영원히 현재의 이름으로 남게 되었다고 한다.
해발 고도 8,038피트인 Mt. Waterman은 뭐니뭐니 해도 겨울 스포츠인 스키장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빅베어 스키장까지 가는 거리의 3분의1도 안 되는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LA 지역 주민들이 즐겨 찾는 겨울 리조트이다. 이 근방에 있는 마운틴 볼디 스키장, 하이 마운틴 스키장과 더불어 겨울에는 문전성시를 이루어 발 디딜 틈이 없다. 스키 시즌이 끝나면서 방문객의 발길이 뚝 끊기고 가끔씩 찾아오는 등산객이 전부인데 산 정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파노라마 같은 서쪽 경치가 일품이다.
가는 길은 라카냐다에서 앤젤레스 크레스트 하이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34마일 올라가면 Buckhorn 레인저 스테이션이 나온다. 이 건물 가까이 길가에 파킹하고 Mt. Waterman이라고 쓰여있는 사인을 따라 소방도로를 걸어 올라간다. 약 30피트쯤 가서 소방도로가 하이웨이와 평행으로 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돈다. 곧 또 한 개의 소방도로가 나오는데 이 길을 건너뛰어 곧장 경사를 타고 산비탈을 오르게 된다. 제프리 소나무와 향나무 숲 속을 뚫고 계속 걸어가면 Waterman 동쪽 새들에 도착한다. 여기에서 내려다보이는 베어 캐년과 트윈 피크 경치가 볼 만하다. 반마일쯤 더 걸으면 트레일은 산 정상 가까이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 내려오는 길이 되는데 가장 높은 남서쪽 정상까지 가기 위해서는 500피트쯤 더 걸어 올라가야 한다.
왕복 6마일로 난이도는 중간 정도이다.
강태화 <토요산악회장·909-628-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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