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레디슨 호텔에서 가진 원로 박태선목사와 이종렬씨의 결혼 60주년 회혼례는 250여명의 친지들과 교계인사들이 참석, 목회자 외길을 축하했다.
충남 계룡산 기슭 빈농에서 태어난 박태선목사(82)와 이종렬씨는 얼굴도 모른채 수수한 한복 차림으로 결혼, 슬하에 5녀를 두었다.
30년의 목회를 한국에서 보내고 맏딸 초청으로 시카고에 온 박태선 목사부부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가족사진을 찍어 가족의 변천사를 보관하고 있다. 두부부로 시작, 7명의 가족으로 번창하다 늙게는 두부부만 남게 되는 것이 인생임을 깨닫다는 이들은 이제야 부부의 의미를 알 것 같다고 했다.
박목사가 늦은 나이에 신학을 공부하는 동안 부인은 어린 자녀를 혼자 키우며, 중풍을 앓는 시모의 대소변을 시중들기도 했다.
그당시 목회자의 아내는 교인들 밥짓고 뒷전에서 궂은 일을 혼자 감당해야 했다. “무허가 하숙집”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지나가던 군인, 배고픈 사람, 병든 사람들이 박목사의 집에 드나 들어 이를 돌보던 이종렬씨는 과로로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겼다.
유산으로 인한 과다 출혈, 채마밭을 일구다 독사에 물린일, 직장암, 폐병등으로 고생하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가난한 목회자를 내조한 아내가 박목사에게는 고맙기도 하고 두고두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두 부부의 낙천적인 사고와 서로 져 주는 결혼 생활은 가정의 평화를 가져다 주었다. 가족간 화목과 규칙적인 생활 패턴이 장수 비결이 된 것 같다는 이들 부부는 작년까지만 해도 새벽기도를 거른 적이 없었다.
박목사는 목회가 하도 힘들어 “60살까지는 주님위해 살고 10년은 마음 고생없이 살았으면...” 했던 소원이 80을 넘기게 되었다고 말하고 예수 믿은 덕에 초년고생이 말년에 풍족한 은혜로 채워지고 있다고 했다. 박목사는 한인 연장자 상록회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노인회와 상록회 통합에 힘썼으며, 3대 기독교 방송 국장으로 일한바 있다.
김흥균기자
hk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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