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3연패를 노리는 LA 레이커스(58승24패)의 플레이오프 첫 상대로 결정된 서부컨퍼런스 6번시드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49승33패)는 레이커스에게 한편으론 대단히 익숙하고 또 한편으론 상당히 골치 아픈 매치업을 제공하는 팀이다.
불과 2년전 서부컨퍼런스 결승에서 레이커스와 최종 7차전까지 가는 피 말리는 대 접전을 벌였으나 종반 두 자리 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뼈아픈 역전패를 당해 NBA 파이널 진출 일보전에 분루를 삼켰던 블레이저스는 지난해 플레이오프 1회전에도 레이커스에 3대0 싹쓸이로 짓밟혀 2년 연속 레이커스 타이틀 행진의 제물이 됐다. 올해 또 다시 최강 우승후보 레이커스와 1라운드에서 만나게 됐으니 어떻게 보면 억세게 운이 없고 어떻게 보면 좋은 설욕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지난 수년간 블레이저스는 뛰어난 선수 구성에도 불구, 선수들의 이기적인 플레이와 팀웍부재로 종종 승부의 고비에서 스스로 무너지는 등 기량의 잠재력을 100%를 발휘하지 못하는 팀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신임 모리스 칙스 감독의 조용한 리드아래 스타 몇 명이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 전원이 호흡을 맞추는 팀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시즌 후반 한때 11연승 가도를 달리는 등 34게임에서 24승을 따내는 꾸준한 상승무드를 타고 있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상대다. 레이커스와 시즌 4차례 맞대결에서 2승2패로 팽팽한 균형을 유지한 것이 보여주듯 레이커스를 두려워하지 않는 극소수 팀 중 하나가 블레이저스다.
레이커스를 위협할 블레이저스의 주무기는 파워포워드 라시드 월러스. 6피트11인치, 225파운드의 당당한 체격을 지닌 월러스는 천부적인 드리블 돌파력과 외곽슛을 겸비한데다 센터가 막기에는 너무 빠르고 포워드가 막기에는 너무 강해 상대 디펜스에 가장 두려운 존재다.
성질이 너무 급해 툭하면 파울트러블에 걸리고 심판에 항의하다 퇴장 당하는 일이 다반사인 것이 최대 핸디캡이지만 흥분하지 않고 제 플레이를 할 때는 언제라도 경기를 압도할 능력을 지닌 선수다. 설상가상으로 레이커스의 주전 파워포워드 로버트 오리가 가슴부위 근육부상으로 오는 21일 시리즈 개막전에 출전여부가 불투명해 월러스 차단은 레이커스의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블레이저스의 또 다른 히든카드는 자칭 ‘코비-스탑퍼(Kobe-stopper)’ 루벤 페터슨. 레이커스의 게임 메이커 코비 브라이언트를 언제라도 꽁꽁 묶어놓을 수 있다고 큰소리치고 다니는 페터슨이 평소 호언장담의 절반만이라도 해낸다면 레이커스는 1회전부터 생사를 건 싸움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레이커스 트라이앵글 오펜스에 정통한 포워드 스카디 피핀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블레이저스는 레이커스의 인간공룡 센터 샤킬 오닐을 막을 방법이 전혀 없다. 브라이언트도 페터슨에 그리 호락호락 막힐 선수가 아니다. 일단은 레이커스 손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블레이저스가 지난해처럼 맥없이 물러나리라고 방심하다간 레이커스가 큰 코 다칠 수 있는 시리즈다.
<시리즈 스케줄>
▲1차전- 21일 @LA (오후 2시30분)
▲2차전- 25일 @LA (오후 7시30분)
▲3차전- 28일 @포틀랜드 (오후 2시30분)
▲4차전- 1일 @포틀랜드 (시간 미정)
▲5차전- 3일 @LA (시간 미정)
*4, 5차전은 필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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