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스타 연쇄 미국행에 일본 프로야구 걱정태산
일찌감치 떠나간 히데오 노모(LA 다저스)·가즈히로 사사키(시애틀 매리너스)는 그렇다 치고. 이치로 스즈키(매리너스)도 가고 스즈키 신조(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가고 이제 리오 쿠마가이(보스턴 레드삭스)·가즈히사 이시이(다저스)도….
한명 한명 야구의 본고장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마다 긍지어린 박수갈채를 보냈던 일본 프로야구의 태도가 슬슬 달라지고 있다. 너도 나도 태평양 너머 미국 무대를 목표로 짐을 꾸리려는 분위기에 이쯤해서 제동을 걸지 못하면 정작 ‘우리동네 야구’는 그야말로 볼품없는 ‘진짜 동네야구’로 전락할 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근거도 충분하다. 최근 몇년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장의 관중이 감소했다. TV시청률도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는 J리그에서 7연속 타격챔피언에 오른 뒤 메이저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중고 신인’ 이치로가 날카로운 방망이·빠른 발·기막힌 수비로 이치로선풍을 일으킨 데 따른 당연한 현상. 이치로덕분에 이치로때문에 TV중계를 통해 메이저리그의 ‘큰 야구’를 눈에 익힌 일본 야구팬들은 어느새 요미우리 자이언츠나 오릭스 블루웨이스의 경기를 직접 보는 것보다도 메이저리그 TV중계에 더욱 매료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이시이가 뛴 야쿠르트 스왈로우스의 쓰토무 와카마쓰 감독마저 "이전에는 메이저리그 중계를 제대로 보지 않았지만 (이시이가 갔으니) 이제부터는 봐야겠다"고 말하는 마당에 히로유키 오모리(39·피트니스 인스트럭터)같은 보통팬이 "나는 요미우리 팬이지만 (히데키) 마쓰이가 메이저리그로 간다면 일본야구를 보지 않게 될 것"이라고 하는 건 말릴 수 없는 현실이다.
이치로의 대성공(2001시즌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겸 MVP)과 팬들의 ‘변심’은 일본 야구판을 지키던 재목들의 발걸음을 더욱 재촉하는 촉매제로 작용, 쿠마가이·이시이 등의 연쇄 엑소더스로 이어지고 있다.
"봇물이 터진 것 같다."
토쿄에서 스포츠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마티 퀘너트 회장은 이렇게 말하며 "마치 러시아의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러시아에 남느니 NHL에 진출하기 위해 기를 쓰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일본 야구전문가인 보스턴 레드삭스의 스카웃담당 레이 포잇빈트 역시 "일본야구의 장래가 진정 걱정된다"며 "(일본야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팬과 선수들에게 보다 어필할 수 있는 뭔가를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J리그측은 심판들에게 이번 시즌부터 경기지연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느슨해진 게임(한게임 평균 3시간20분)을 보다 스피드있게 진행토록 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어느정도 효험을 볼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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