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1테러 이후 애국 열풍속에 학군단 지원 급증
데이빗 라미레즈는 지난 1992년 발생한 폭동의 잔해가 아직도 거리 곳곳에 남아 있는 LA 빈민지역에서 성장했다.
동네친구들이 좀도둑등 소소한 범죄를 저질러 소년교도소에 가는 것을 보았다. 범죄를 되풀이하면서 더 심한 추락을 하는 것도 목격했다. 라미레즈는 인생 목표나 계획을 정하지 않으면 자신도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라미레즈는 잉글우드 고교에 다니던 9학년때 육군 학도 군사 훈련단(ROTC)에 자원했다. 라미레즈는 올리브색 ROTC 유니폼이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지원학생들의 뚜렷한 목적의식을 보고 만족했다.
"자유시간이 많을수록 갱, 폭력등 문제에 휘말릴 소지가 많았다. 게다가 나는 집에 오래 있는 것을 원하지도 않았다. ROTC에서는 모두가 가족이다"
17세의 라미레즈는 말한다.
라미레즈는 자기학교의 ROTC를 비밀스런 남학생 클럽에 비유한다.
"동네에서 길을 걸어가면 갱단원들이 내 ROTC 유니폼을 보고는 건드리지 않는다. 그들도 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
ROTC의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미국이 세계대전에 직면했던 1916년 처음으로 도입된 ROTC 제도는 월남전 이후 인기가 급속하게 하락했다. ROTC는 대학 교육비의 상승과 페르시아만 전쟁으로 일기시작한 애국분위기속에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ROTC는 4내지 8년간의 군복무조건으로 연간 최고 3만5,000달러의 학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ROTC 생도는 전국적으로 약 2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9월 11일 테러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데이빗 라미레즈같은 도심 청소년들에게 ROTC는 매우 절실하다.
라미레즈가 다니는 잉글우드 고교의 학생들은 인종적으로 흑인과 히스패닉으로 거의 절반씩 구성돼 있다. 이 학교의 학생들은 다른 지역의 고교생들보다도 대체로 집안이 가난하다. 그 결과로 자긍심도 바닥수준이다.
"이들 학생은 매우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미국은 물론 세계를 경악에 몰아넣은 9월 11일의 테러도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
지난 1994년부터 잉글우드 고교 ROTC 프로그램을 맡아온 루이스 멜렌데즈는 말한다.
매 학기마다 접수를 받는 ROTC의 지원은 항상 소수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난 9월 이후 눈의 띄게 늘어 잉글우드 고교의 ROTC 생도는 현재 350명이다.
"학생들은 군대가 가난과 갱폭력으로 얼룩진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멜렌데즈는 설명한다.
ROTC에 몸담기 전 성적이 중하위권에 있었던 라미레즈는 현재 평점 3.5를 기록하고 있다.
잉글우드 고교 ROTC 생도 부연대장인 라미레즈는 내년 가을 연방하원 맥신 워터스의 후원으로 웨스트 포인트(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할 예정이다.
"빈민지역출신이라도 웨스트포인트에 진학하고 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라미레즈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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