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엔 장영주를 보러 갔다. 바이올린이 무겁게 보이던 꼬마가 어떻게 변했는지 눈으로 확인해 볼 셈이었는데 과연 ‘성숙한 여인’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음악은 신통치 않은 내 귀로 들어도 굉장했다. 갑작스런 와병으로 지휘자가 느닷없이 바뀐 상황에서도 당황하기는 커녕 무대 전체를 장악하는 그녀가 좀 징그럽기까지 했다.
바이올린의 ‘신동’이라며 처음 장영주가 소개되었을 때 내게 보였던 것은 그녀의 ‘재주’였다. 하지만 이제 스물을 넘긴 장영주는 ‘음악’을 들려주었다.
사람이 세월에 따라 성숙하고 발전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잘 할 수 있는 것을 어려서부터 하고 그것을 통해 세계 최고까지 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누리기는 힘든행운이다.
바이올린을 5세 때 손에 쥔 사람이 비단 장영주 뿐만은 아니었을 터. 지금의 장영주가 되고자 했던 그 때의 많은 꼬마 바이올리니스트들은 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를 생각하니 쓸데 없이 심란한 마음도 들었다.
요즘 13살, 14살 먹은 가수들을 심심치 않게 본다. 정말 노래를 잘하고 재능이있기 때문에 앨범을 발표하고 그렇게 힘들다는 가수의 길로 들어섰을 것이라고 믿는다. 노래는 좀 별로라도 얼굴이 예뻐서, 혹은 10대팬들을 잡기위한 어른들의 계산에 의해서 기계처럼 만들어진 가수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상업적인 속셈에서 출발했다면 앨범의 성공과 실패를 떠나 어린이 혹은 청소년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두어 버리는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 그것처럼 슬픈 일이 세상에 또 있을까.
마이클 잭슨이 새 앨범을 발표했다고 한다. 요즘 활동하는 어린 가수들이 30년후에 자신의 새 앨범을 발표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그것을 사서 감상할 수 있을 때까지는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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