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가 아니라 인간두뇌의 퇴화작용을 보는 것 같은 한심한 영화다. 이런 영화를 드림웍스와 컬럼비아가 합작해 만들면서 노골적으로 비듬샴푸 헤드 & 쇼울더즈 선전까지 하는 것은 관객 모독행위다. 시사회 후 극장 밖에서 만난 LA영화비평가협회의 한 동료기자가 “올 여름 영화들 정말 나쁘구나” 하는 말에 “그래”라고 대답해 줬다.
지구에 떨어진 운석에서 생성돼 진화한 거대한 씹다버린 껌 같은 괴이한 생명체가 지구를 점령하기 전에 남녀 과학자들이 이를 막는다는 내용의 공상과학 액션 코미디다. 감독은 ‘고스트버스터즈’를 만든 아이반 라이트만으로 그는 자신의 옛날 영화와 ‘주라기 공원’과 ‘트레모즈’ 등의 부분들을 주워 다가 거지발싸개 같은 물건을 만들어냈다.
그랜드캐년 부근에 운석이 떨어지면서 동네 대학 백인 생물학 교수 아이라(데이빗 두코브니-TV 시리즈 ‘X-파일즈’로 유명해진 그가 조지 클루니 식으로 스크린 스타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으나 나오는 영화마다 이 꼴이다), 흑인 지리학 교수 해리(올랜도 존스)가 운석의 샘플을 채취하는데 운석이 피를 흘리는 게 아닌가. 둘이 흑백 농담을 하는 가운데 정부를 위해 일하는 여과학자 앨리슨(줄리안 모어)과 광대 같은 동네 청년 웨인(션 윌리엄 스캇)이 두 교수와 팀을 이뤄 지구를 멸망시키려는 괴생물체를 때려잡는다는 얘기.
이야기가 형편없이 빈약하고 농담도 김빠지는 것들로(요즘 코미디는 왜 그렇게 항문농담을 하는지 냄새가 난다) 연기라곤 거론할 필요조차 없는 꼴불견 영화다. 날개 달린 거대한 파충류 등 온갖 모양의 외계 생명체들도 컴퓨터로 만든 흔적이 너무 뚜렷해 신선감이 없다. 7월에 개봉될 ‘주라기 공원’ 3편의 김을 미리 빼놓자고 만든 영화 같은데 비듬샴푸를 선전하는 라스트신을 보면서 역정이 난다.
등급 PG-13.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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