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한장이 내겐 잃어버린 두 팔만큼 소중합니다."
어깨 아래부터 두 팔이 없는 산업재해 1급장애인의 몸으로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 자격증을 따낸 이동희(44ㆍ경기 시흥시 대야동)씨.
근로복지공단 안산재활훈련원에서 지난해 1월부터 매일 8시간의 피나는 실습을 해 온 그는 4차례 도전 끝에 17일 받아든 자격증을 의수(義手)로 쓰다듬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남아 있는 어깨 근육과 의수로 컴퓨터 마우스는 조작할 수 있으니 아직 감사하고, 두 팔로 아내를 안아줄 수는 없지만 더 큰 가족사랑을 깨달았기에 행복할 따름입니다."
한국전력 송배전원으로 일하던 이씨는 1995년 6월 감전 사고로 두 팔을 잃었다. 의사가 포기할 정도로 위독했지만 아내 이해수(43)씨의 극진한 정성으로 의식을 회복하고 일어났다.
그리고는 마침내 비장애인의 합격률도 30%를 밑도는 어려운 자격증까지 따냈다. "식사, 세수, 용변, 운전 등 내 두 팔이 해야 할 일을 도맡아 하느라 고생하는 아내와 11살 난 딸을 위해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을 꾹 참고 견뎌냈습니다."
남편을 위해 함께 훈련원에 등록, 지난해 12월 이미 같은 시험에 통과한 부인 이씨는 "17일이 마침 결혼 17주년 기념일이었는데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다"며 "18주년 선물로는 수영 강사 자격증을 따달라고 해야겠다"고 활짝 웃었다.
매주 함께 등산을 하고 지난해 금강산까지 다녀올 정도로 산을 좋아하는 이씨 부부는 앞으로 경기 시흥시 정보화사업단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컴퓨터 프로그래밍 관련 자격증에도 함께 도전할 계획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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