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악화됨에 따라 미국으로 유학온 유학생들이 생활고와 취업난이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IMF체제 이후 회복 조짐을 보이던 한국 경제가 다시 침체하기 시작한 지난해 중반이후부터 심화됐으며 특히 미국에서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한 유학생들 경우 2개월내 귀국해야하는 규정 때문에 더욱 골머리를 앓고있는 실정이다.
현재 워싱턴지역에는 조지워싱턴대, 아메리카대, 조지타운대, 존스합킨스대, 조지메이슨대등 주요 대학에 2천여명의 유학생들이 재학중인 것으로 추산되며 이중 절반가량이 곤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따라 졸업을 앞두거나 이미 학업을 마친 유학생들은 한국행 보따리를 싸거나 어쩔 수없이 상급학교로 진학하기도 하고 미국내 직장을 찾아 이력서를 여기저기 보내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경제난과 환율 급등으로 인해비싼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유학생들이 쉽게 택할 수 있는 방법은 한국으로의 유턴. 현재 사립대의 경우 학비는 연간 2만5천달러에 달하며 생활비만 해도 2인가족의 경우 2만여달러가 든다.
그러나 막상 귀국해도 취업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이나 기업같은 한국에서의 취업은 사실상 바늘 구멍뚫기인데다 삼성, 현대 같은 대기업들의 미 현지 채용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단됐기 때문이다.
조지워싱턴대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L씨(32)는“컴퓨터 관련 전공자들은 현지 취업의 다소 길이 열려있으나 인문계통은 한국이나 미국 모두 취업이 막혀있는 실정"이라며 막막함을 털어놓았다.
그래도 주머니 사정이 나은 유학생들의 경우는 경제가 호전되길 기다리며 석사 및 박사과정같은 상급학교로 울며 겨자먹시식으로 진학하기도 한다.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미국에 남아있기도 곤란한 대다수 유학생들이 택하는 길은 현지 취업을 통한 미국 잔류. 그러나 미국 회사 취업도 쉬운 편은 아니다. 유학생들의 경우 현지인보다 어학실력이 딸리는데다 취업처도 제한적이다. 그나마 신분도 불확실하고 임금도 형편없는 인턴사원 채용이 대부분이어서 막상 기회가 닿아도 달려들기가 쉽지않다.
고성장을 구가하던 미 경제가 침체조짐을 보이면서 인력감축 바람이 부는 현상도 취업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따라 한때 순조롭던 MBA 전공 유학생들의 취업길도 막혀있는 상태다.
지난해 여름 모대학에서 MBA 과정을 마친 K씨는 “여러 미국 직장에 원서를 내봤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NO"라며 “마지막으로 노동허가를 신청, 취업비자로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 대학에서는 이민국과 협조, 졸업후 취업을 희망하는 유학생들에게 1년간 제한취업을 할 수 있는 프레티컬 트레이닝 제도를 운영중이다.
K씨처럼 실제 많은 유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아르바이트 자리나 한인사회에서 직장을 찾고 있다.
최근 한인회사에 직장을 구한 Y씨는“노동허가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이 마지막 출구나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이 제도를 잘 모르는 동료 유학생들도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 전문인 전종준 변호사에 따르면 한국이나 미국내 대학 졸업장이 있으면 미국내에서 고용주를 찾아 취업할 시 단기 취업 비자인 H-1비자로 전환할 수 있으며 이 경우 3-4개월가량이면 비자가 나온다.
전 변호사는“1년간 노동허가를 받은 경우도 그 안에 취업비자로 전환하지 않으면 귀국해야한다"며“빨리 스폰서를 해줄 취업처를 찾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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