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작> 은 박중훈의 영화이다. 배역의 비중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그가 직접 시나리오를 들고 영화사(시네마 서비스)를 찾아가 만들자고 제안했고,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1년 6개월전 그는 전화를 받고 얼굴도 잘 모르는 신인 심광진 감독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그는 한 편의 시나리오를 받았다. 물론 박중훈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었다. 별난 일도 아니다. 시나리오 대부분이 몇몇 스타만을 겨냥해 쓰여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까.
"우선 기존의 나의 이미지를 우려먹으려는 코미디나 액션이 아닌 것이 마음에 들었다. 과학(기술)적 완성도가 아닌 사람에게 접근하는 느낌이 좋았다"
웃기거나 혹은 싸우거나. 아니면 웃기면서 싸우거나. 영화에서 지금까지 박중훈의 모습은 그랬다. 그 중간에 한번 서보고 싶었다. 관객들에게 소개되지 않은 지신의 한 부분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따금 능청스런 유머가 있긴 하지만 박중훈은 힘을 뺐다. 이따금 능청스런 유머가 있기는 하지만 웃음과 싸움을 지운, 의기소침한 박중훈이 조금은 낯설다.
그런 느낌에 대해 비유 잘하기로 유명한 박중훈의 이야기는 이렇다. "다른 사람들은 수영 선수의 수영복 차림이 익숙하겠지만, 정작 수영 선수는 청바지가 더 익숙할 수 있다. <불후의 명작>에서 나야말로 내게 아주 익숙한 모습이다.
다른 배우가 인기였다면 <불후의 명작>은 아마 더 슬픈 영화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시나리오를 선배 감독에 넘겨줄 때 에로물 감독 인기의 ‘웃음 띤 얼굴에 눈물을 머금은 눈’의 그 절묘한 비애는 맛볼 수 없었을 것이다. 박중훈으로서는 이것 하나만으로 <불후의 명작>은 아니라도 <불후의 명장면>은 남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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