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개봉…박중훈 송윤아 주연-관객 깊은 공감
대작들의 홍수 속에서 낮은 목소리로 깊은 울림을 불러 일으키는 영화가 등장해 도리어 눈길을 끈다.
오는 23일 개봉 예정인 <불후의 명작>(시네마서비스, 심광진 감독).
거창한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영화는 우리가 잊고 살았던 소중한 것을 일깨워준다. 그러나 그 소중한 것은 제목과 달리 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이다. 제목은 지독한 역설을 담고 있는 셈이다.
3류 에로감독 박중훈과 대필작가 송윤아가 영화 속에서 변주하고 있는 것은 희망이다. 장엄하거나 화려하지 않고, 도리어 구차하기까지 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은 도대체 어디서 행복을 느껴야 될까.
이에 대해 박중훈 송윤아와 심광진 감독 등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이 바로 불후의 명작이다’라고 속삭인다.
<불후의 명작>이 ‘울림이 있는 영화’인 것은 바로 그 속삭임이 일방통행식이 아니라는 데 있다. 관객들이 동의를 하건 말건 제 이야기만 늘어놓는 영화들이 꽤 많은 현실에서 <불후의 명작>은 공감을 얻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곳곳에서 드러낸다.
시냇물, 트랜지스터 라디오, 반딧불, 서커스 포스터, 통술집, 바나나 우유 등의 설정 뿐 아니다. 가슴 속에 묻어 둔 사랑을 다른 남자 앞에서 털어놓는 송윤아나 허술한 성격 탓에 좌절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 예감되는 박중훈의 캐릭터 속에서 공감을 위한 노력은 쉽게 찾아진다.
이런 주인공 캐릭터들을 박중훈과 송윤아는 스크린 위에 차분하게 풀어놨다. 항상 폼나게 살고 싶어하면서도 무능력 탓에 또 항상 주저앉는 에로 감독 역을 박중훈은 ‘오버의 유혹’을 뿌리치며 슬기롭게 연기했다. 송윤아는 통술집에서 헛헛하게 사랑을 떼어내는 연기 하나 만으로도 빛난다.
<불후의 명작>이 평범하고 일상적인 우리들의 삶과 거기서 피어나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해서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감정의 매개물만 다를 뿐 신세대 관객들도 공감하고,즐길 수 있는 내용들로 꾸며져 있다.
국내 최대의 제작, 투자,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를 강우석 감독이 메이저사로 재정비한 뒤 처음으로 직접 제작한 영화가 작고 평범한 것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불후의 명작>이란 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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