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선희의 숨은비디오]
▶ 연인의 부모세대에 엄청난 비밀이
나치의 유대인 학살 만행 고발과 죽음의 구렁텅이에서 살아남은 유대인의 고통을 조명한 영화들은 잊을만하면 한 편씩 발표되어 망각을 당연시하는 우리의 양심을 후비고, 일제시대에 대한 이렇다 할 영화 한 편 못 만들고 있는 우리 실정을 한탄하게 하기도 한다.
`마더 나이트’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 은 나치 전범을 ~i는 추리 서스펜스물이고, `파더스 메모리’ `콜 투 리멤버’ 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유대인의 정신적 후유증을 다뤘으며, `사랑과 용기’ `린다 해밀턴의 희생’ `포화 속의 용기’ 는 목숨을 걸고 유대인을 도운 용감한 여성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로저 L. 사이몬의 1998년 작 `프라하 듀엣 (Prague Duet)’ (18세, WB)은 전후 세대가 부모 세대의 과오로 인해 고통을 겪는다는 내용. 전쟁의 비극을 알지 못하는 자식이 전범자 부모의 과거를 알게됨으로써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는 내용은 `뮤직 박스’ 와 `지라프’ 에서도 다뤄진 바 있다.
특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지라프’ 는 독일 감독 데니 레비가 부모 세대의 잘못을 지금 자신들의 문제로 인식하고 만든 용감한 영화로 `프라하 듀엣’ 과 비교해 볼만하다.
미시건대학의 아동심리학과 교수 로렌(지나 거손)은 세미나 참석차 프라하에 왔다가 소설가 유이싱(라데 세르베지야)과 사랑에 빠진다. 공산주의 시절 반체제 작가로 고생했던 그는 현재 문화부장관 물망에 오른 존경받는 인물.
결혼을 결심한 두 사람은 유이싱의 아버지를 방문하고, 유이싱의 아버지가 로렌의 가족 사진을 보고 로렌의 할아버지의 비밀을 털어놓음으로써 엄청난 충격에 휩싸인다.
나치 전범에 관한 뼈아픈 과거는 물론 공산화 시절의 동유럽과 현재의 유고 난민 문제까지 언급하며, 당대로 끝나지 않는 역사를 이야기하는 진지한 영화. 사랑만이 과오를 바로잡아줄 수 있다는 결말은 안이한 것 같지만, 가장 바람직한 고백이 아닐까. `쇼걸’ `바운드’ 의 섹시한 여배우 지나 거손의 연기 변신 노력이 가상하다.
비디오 칼럼니스트
감상포인트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도시, 클래식과 집시 음악, 개인의 힘으로는 바꾸어볼 수 없는 역사, 난관을 극복하는 사랑이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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