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시작된 공화당 전당대회가 대통령 후보를 확정하는 본래의 취지는 약화되고 대신 선거자금을 기부한 돈 많은 인사들의 잔치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억3,700만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고액의 정치자금을 모아 놓고 있는 공화당측은 25만달러 이상의 정치헌금을 제공한 인사들에게 이번 전당대회에서 충분한(?) 보상을 할 계획이다.
공화당측은 작년 1월 이후 25만달러 이상을 낸 기업이나 개인을 ‘리전트’ 그룹으로 관리를 하고 있으며 현재 100여명에 달하는 이들이 특별대우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에게는 전당대회 기간 대회장에 상석이 마련되고 당지도부와의 개별 만찬과 파티가 계획돼 있으며 숙소도 최고급 호텔로 잡혀있다. 리전트 그룹 인사 중의 몇몇 핵심 인물들에 대해서는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과의 낚시여행까지 계획돼 있다.
공화당측이 이들을 특별대우하는 것은 그간의 정치헌금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도 있지만 앞으로 선거당일까지 수천만달러로 잡아놓고 있는 추가 모금에 참여를 유도하려는 뜻이 담겨져 있다.
과거에는 전당대회가 정-부통령 후보를 뽑고 정강정책을 놓고 토론을 벌이는 실질적인 기능을 했으나 현재는 정-부통령 후보가 사실상 전당대회 이전에 확정되고 정강정책도 마련됨으로써 정치헌금자들의 어깨를 으쓱거리게 하고 더 많은 돈을 내도록 유도하는 것이 전당대회의 주요 기능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필라델피아에서 나흘간 진행되고 있는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대회장에서 이미 오래전에 확정된 조지 W.부시 텍사스 주지사와 딕 체니 전국방장관을 정-부통령 후보로 뽑는 카메라용 요식 행위가 진행되는 동안 호텔과 요트, 골프장에서 선거자금을 추가로 모금하기 위한 더 중요한 막후행사가 치러진다. 해스터트 의장과의 낚시여행 이외에 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의 칵테일 파티와 델라웨어강에서 펼쳐질 ‘엔터프라이즈’ 요트 파티 등이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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