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회교국가인 바레인에 파견근무차 나갔던 미해병과 국경을 초월한 사랑에 빠진 왕녀가 가족의 맹렬한 반대를 피해 미국까지 무사히 도피했으나 불법입국이 발각되는 바람에 추방위기에 처했다.
그녀는 금지된 연애를 한데다 미국인, 게다가 이교도인 남성과 해외도피 행각까지 한 자신이 강제 송환되면 ‘조국의 이름과 왕가의 명예를 더럽힌 배신자’로 처형될 것이라며 ‘정치 망명 허가’를 요청했다.
17일의 마지막 추방공청회를 앞두고 있는 회교국가 왕녀는 현재 샌디애고 인근 캠프 펜들턴 해병대 기지에서 남편이 된 제이슨 존슨 일병(25)과 행복한(?)삶을 꾸리고 있는 메리앰 알-칼리파(19).
그녀는 현재 바레인 국왕인 에미르 하마드빈 이사 알-칼리파의 사촌인 세이크 압둘라 알-칼리파의 장녀다.
삼엄한 경비속에서도 그녀가 제이슨(당시 상병)을 만난 것은 그가 지난해 바레인의 미국인 보호업무차 수도인 마나마에 파견됐을 때였다.
메리앰은 가족의 등뒤에 숨어서 제이슨과 사랑의 눈빛을 교환했고 둘은 열병에 빠졌다. 둘의 사이를 눈치 챈 그녀의 가족들은 노발대발했고 자택연금까지 시켰다. 그러나 서로 보지못해도 둘의 사랑은 식지 않았고 그녀는 오히려 가족과 국가를 떠나 연인을 선택했다.
제이슨은 가짜서류로 그녀를 여자해병대원으로 변장시켜 지난해 11월 무사히 바레인을 탈출시켰다. 그러나 시카고 공항이민국은 그를 적발했고 그들은 재빨리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
추방청문회를 기다리는 동안 그들은 라스베가스로 날아가 결혼식을 올렸다. 여러 가지 물의를 일으켰다며 해병대에서는 제이슨의 직위를 상병에서 일병으로 강등시켰다. 그녀는 바레인에서의 호화스런 생활을 뒤로 하고 현재 해병대 사택에서 직접 요리와 빨래를 하며 살고 있다.
이들의 바램은 단 한가지. 미국정부가 그녀의 망명요청을 받아들여서 미국에서의 제2의 삶을 무사히 꾸려나가게 해달라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미국무부에서는 원칙적 반대를 하고 있지 않지만 전례가 있기 때문에 허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한편 미국주재 바레인대사관에서는 "그녀의 해외도피나 귀국등은 어디까지나 가족간의 문제일 뿐이며 왕가에서 관여할 바가 아니다. 가족들은 그녀의 귀국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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