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잠수함투에 쏘여 덕아웃으로 맥없이 물러선 메어저리그 타자들은 거의 예외없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렇게 내뱉는다. 통 맞힐 수도 없고 요행수로 맞혔다 하더라도 힘없이 구르거나 받기 좋게 떠버리는, 생전 처음 보는 김병현의 마구에 대한 경탄의 넋두리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생겼다. ‘이구동성 올스타’ 김병현이 정작 5일 발표된 2000년 올스타 투수진에서 빠졌다.
4일 타자명단에 이은 5일자 투수명단에 따르면 올스타 마운드 주인공 6명은 케빈 브라운(LA다저스)·라이언 뎀스터(플로리다 말린스)·트레보 호프먼(샌디에고 파드레스)·랜디 잔슨(다이아몬드백스)·셰인 레이널즈(휴스턴 애스트로스)·밥 위크먼(밀워키 브루어스).
김병현 몫의 내셔널리그 마무리 투수가 호프먼에게 돌아간 것이다. 김병현은 세이브횟수(13-21) 등 일부 부문에서만 뒤지고 있을 뿐 다른 기록에서는 호프먼을 압도하고 있다.
마무리투수의 실력을 가름하는 또다른 잣대인 방어율에선 김병현 1.82, 호프먼 3.39로 비교조차 안될 정도. 승패 또한 김병현(2승3패)이 호프만(1승3패)보다 우위에 올라 있다. 안타 역시 김병현은 20개를 맞은 반면 호프먼은 33개나 맞았다. 김병현은 또 아메리칸리그 마무리 올스타로 뽑힌 위크먼에 비해서도 세이브횟수(13-11), 방어율(1.82-2.84)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앞서고 있다.
기록상 최고소방수 김병현의 풀타임 메이저리거 첫해 올스타 등극이란 꿈이 무산된 이유는 결국 신인에게는 좀체 문을 열어주지 않는 ML 올스타 선정의 관행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김병현캠프에서도 "짠밥이 짧은 턱을 톡톡히 낸다"는 아쉬움섞인 말로 자위하며 보다 확실한 성적으로 내년에 군말없이 올스타 영예를 차지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한편에선 김병현이 경기일정상 내셔널리그 올스타선발에 결정적 영향력을 가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바비 콕스 감독(내셔널리그 올스타팀 감독)앞에서 ‘잠수함시위’ 기회를 갖지 못한 것도 한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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