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반세기만에 이뤄진 남북 정상의 첫 만남은 감동의 드라마였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TV 생중계로 지켜보던 미주 이산가족들과 LA한인들은 김대통령이 평양공항에 첫발을 내디디는 순간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항영접 모습을 지켜보며 ‘이제 우리는 하나가 됐구나’하는 탄성속에 감격의 눈물을 훔쳤다. 특히 백화원 초대소에서의 김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격의없는 환담이 생생히 소개되자 한인들은 ‘그동안 멀고 멀었던 북한길이 한걸음으로 다가온 듯’한 느낌으로 감격했다.
한인들은 이날 평상시보다 빨리 귀가해 한인타운은 한산한 모습이었고 이산가족들은 삼삼오오 모여 그 옛날의 사진을 꺼내보며 또다시 눈시울을 적셨다.
형 강대양씨를 북한에 두고있는 이산가족 강대양씨는 "감개 무량할 뿐이다. 김대통령의 선민주 후통일 원칙이 하나씩 실현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북한 도착 장면을 TV를 통해 지켜보던 한인들은 공항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영접을 나온 모습이 비치자 예기치 못했다는 듯 저마다 탄성을 지르며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재미이산가족회의 노성걸(65)씨는 "김정일 위원장이 공항까지 직접 나와 김 대통령과 차에 동승하고 가는 것을 보니 이제는 정말로 뭔가 되는구나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이 북한에 도착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지 약 한 시간만인 12일 오후 8시 본보 호외가 발행돼 타운 곳곳에 이 소식을 신속히 전하자 교회와 마켓 등에 나온 한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본보 호외를 돌려보며 두 정상의 역사적인 첫 만남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눴다. 마켓에 들른 한 한인은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 의장대 앞에서 김 대통령을 안내하는 장면이 퍽 인상적"이라고 평하기도.
◎…TV중계를 지켜보던 한인들은 대대적인 환영인파의 모습에 놀라움을 표시했으나 일부 한인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공항까지 나와 김 대통령을 맞이한 것은 좋았으나 연도에 늘어선 북한 주민들이 입을 맞춘 듯이 ‘김정일’을 연호하는 것을 보고 전체주의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고 한 마디씩.
◎…12일 미 전역에서 본보에 전화를 걸어 정상회담 성공 기원 메시지를 보내오는등 미 전역 한인들의 관심이 지대. 뉴멕시코주 알버커키에 사는 오성태(42·자영업)씨는 "이곳에 한국방송은 없으나 CNN등 미국방송을 통해서 김대통령과 김정일이 만나는 모습을 보고 감격했다"고 말했으며 펜실베이아주의 유명찬(어퍼다비 거주)씨는 팩스를 통해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이산가족들이 서로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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