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파업분수령사후조정 쟁점은
▶ 올해 영업익 역대 최대 340조 전망
▶ 성과급 파이 나누기 줄다리기 팽팽
▶ 흑자 내고도 소외된 DX부문 분통
▶ 공동재원 조성안도 노조간 엇박자
▶ 노조 “OPI 연봉 50% 상한 폐지”에 사측 “100조 이익땐 100% 지급” 제안
삼성전자 노동조합과 사측이 21일 예정된 총파업을 열흘 앞두고 협상 테이블에 다시 마주 앉는다. 정부가 파업으로 인한 국가 경제적 손실을 우려하며 조정에 나선 자리인 만큼 노사 양측 모두 협의점을 찾기 위한 치열한 수싸움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영업이익 대비 성과급 재원 비율을 둘러싼 이견에 더해 적자·흑자 사업부 간, 디바이스솔루션(DS)·디바이스경험(DX) 부문 간 갈등까지 겹쳐 타협안 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노조는 즉각 총파업 준비 태세에 돌입할 계획이어서 이번 협상이 파업 여부를 가를 사실상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11일과 12일 성과급 재협상을 진행한다. 양측은 정부의 중재를 받아들여 3월 27일 협상이 중단된 지 45일 만에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게 됐다.
핵심 의제는 성과급 재원 규모다. 협상이 파기됐던 3월 말 당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250조 원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발표된 1분기 실적(매출 133조 9000억 원·영업이익 57조 2000억 원)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연간 이익 전망치는 약 340조 원으로 불어났다. 노조는 기존 입장을 고수해 영업이익의 15%(약 51조 원) 배분을 주장할 방침이다. 반면 사측은 SK하이닉스(000660) 기준에 맞춰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약 34조 원으로 SK하이닉스의 예상 성과급 재원보다 9조 원 이상 많다.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적자 상태에 빠진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지급 규모다. 파운드리사업부는 2022년부터 매 분기 1조 원 규모의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교섭 대표를 맡은 초기업노조는 성과급 재원을 DS부문 전체에 70%, 메모리사업부에 30% 배분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는 DS부문이 올해 영업이익의 대부분인 약 336조 원을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노조 요구안인 15%를 적용하면 성과급 재원은 약 50조 4000억 원이 된다. 초기업노조의 배분안에 따르면 이 재원의 70%인 35조 2800억 원은 비메모리 부문인 파운드리·시스템LSI를 포함한 DS부문 전체 직원 약 7만 8000명에게 돌아간다. 1인당 약 4억 5000만 원 수준이다. 나머지 30%인 15조 1200억 원은 메모리사업부 직원 약 5만 8000명이 나눠 갖는다. 1인당 약 2억 6000만 원이다.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DS부문 몫과 메모리사업부 몫을 합산해 1인당 총 7억 1000만 원 이상을 수령한다.
적자 상태인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 직원들도 DS부문 몫의 성과급을 고스란히 나눠 받는 구조는 노노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DX부문은 올해 약 4조 원의 흑자가 예상되는 반면 비메모리 사업부는 약 4조 원의 적자가 전망된다. DX부문 노조원들은 “흑자를 낸 우리 부문의 성과급 지급 여부도 불투명한데, 적자 사업부 직원이 수억 원의 성과급을 받는 것이 형평에 맞느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2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제안한 ‘공동 재원 1% 조성안’은 불만이 고조되는 DX부문을 달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성과급 재원 15% 중 1%포인트를 DX부문 직원들에게 별도 배분하자는 내용으로 3조 4000억 원 규모다. DX부문 직원 약 5만 명이 1인당 약 68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초기업노조 집행부를 이끄는 최승호 위원장 등은 이 제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삼노 내부에서는 초기업노조에 넘긴 교섭 대표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며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DX부문 소속으로 추정되는 한 직원은 사내 커뮤니티에 “노사가 사후 조정까지 간 마당에 초기업노조가 교섭 대표를 계속 맡아야 할 명분이 있느냐”며 “DX부문 입장에서는 전삼노가 교섭하는 것이 실리 면에서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받을 수 있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선 폐지 여부도 첨예한 쟁점이다. 노측은 SK하이닉스처럼 상한선을 없애야 한다고 요구한다. 사측은 상한선을 유지하되 국내 1위의 실적을 달성하면 영업이익 100조 원당 연봉 100% 수준의 특별 포상금을 지급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사측이 3년 한시 폐지안을 양보안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OPI 논의가 노노 갈등의 또 다른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측은 OPI 변경은 DS부문에만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협상은 메모리사업부가 중심인 초기업노조가 성과급을 적자 사업부와 DX부문과 얼마나 나눌지에 달려 있다”며 “사측으로부터 원하는 안을 받지 못하면 차라리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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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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