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1분기 1.7% 깜짝 성장했지만
▶ 고령화·규제 등 구조적 한계 여전
▶ OECD 내년 1.57% “사상최저”
▶ 구윤철 “초혁신경제로 반등할 것”
한국 잠재성장률이 내년에 1.5%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처음으로 2%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2년 만에 1% 중반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측된 것이다.
올해 1분기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깜짝 성장’으로 연간 성장률에 대한 낙관론이 나오지만 구조적인 한계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잠재성장률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인공지능(AI) 대전환 등을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1.92%에서 올해 1.71%로 0.2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 잠재성장률은 이보다 0.14%포인트 더 하락한 1.57%로 예상됐다. 이는 사상 최저다.
잠재성장률은 잠재 국내총생산(GDP)의 증가율이다. 잠재 GDP는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했을 때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능력으로 한 국가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잠재성장률은 이미 경제 수준이 높아진 선진국일수록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한국의 경우 잠재성장률이 반등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OECD 추정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잠재성장률은 2010년 3.74%에서 2011년 3.75%로 0.01%포인트 반등한 후 2012년(3.63%) 이래 10년 넘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2% 밑으로 내려갔다.
특히 세계 1위 경제 대국이자 우리나라보다 경제 규모가 10배 이상 큰 미국보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점이 뼈아프다.
미국은 2023년 처음으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넘어선 이래 5년 연속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 간 잠재성장률 격차는 2023년 0.03%포인트에서 2025년 0.28%포인트, 올해 0.32%포인트, 내년 0.38%포인트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내 기관 역시 한국의 잠재성장률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은 2021~2023년 2.1% 수준이던 한국 잠재성장률이 2025~2029년 1.8%, 2030~2034년 1.3% 등으로 점차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직전 분기 대비 1.7% 성장하면서 연간 2%대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지만 단기적인 ‘깜짝 성장’만으로는 구조적인 잠재력 약화를 멈춰 세우기 어렵다는 의미다.
한국의 실질 GDP가 잠재 GDP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 GDP에서 잠재 GDP를 뺀 GDP 갭(격차)률은 올해 -0.9%, 내년 -0.63% 등으로 추정됐다.
한 국가가 가진 모든 생산요소를 최대한 활용했을 때 달성 가능한 생산 수준보다 실제 생산이 낮은 경기 부진 상태가 이어진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 하락 요인으로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제조업의 수익성 악화, 선진국에 비해 뒤처진 규제 완화 등을 꼽는다. 이에 차기 주력 산업 발굴, 구조 개혁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은 잠재성장률에서 전쟁이 지속되고 반도체 수출이 타격을 받게 된다면 성장률은 1%도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주력 산업 육성으로 자본을 끌어들이고 교육·서비스·금융 분야 등에서 과감한 구조 개혁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한국 경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구 경제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잠재성장률은 경제구조 변화와 정책 대응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AI 대전환, 녹색대전환(K-GX) 등 초혁신경제 구현을 더욱 가속화하고 특히 방산, 바이오, K컬처 등 제2·제3의 반도체와 같은 초혁신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 청사진과 액션플랜을 담은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올 6월 마련할 것”이라며 올해를 잠재성장률 반등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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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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