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시 가로등국 관심 촉구
▶ 구리 절도·노후화로 위기
▶ 미처리 3만건 ‘적체 폭증’
▶ “야간 상권·안전 직격탄”
▶ 부동산 소유주 투표 돌입

8일 LA시 가로등국 시설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겔 산갈랑 국장 등 관계자들이 유지관리 분담금 인상안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LA시 전역에 설치된 22만여개의 가로등이 노후화와 기승을 부리는 구리 배선 절도로 인해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한인타운을 비롯한 시 전역의 가로등 전면 보수 예산 마련을 위한 유지관리 분담금 인상안이 LA시 부동산 소유주 대상 주민투표에 부쳐진다.
특히 한인타운과 같이 유동 인구가 많고 야간 상권이 발달한 고밀도 지역의 경우, 가로등 미작동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공공 안전과 지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이 문제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LA시 당국이 밝혔다.
LA시 가로등국(Bureau of Street Lighting)은 8일 한인타운 인근 샌타모니카 블러버드에 위치한 가로등국 시설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시 인프라의 ‘응급’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적체된 가로등 관련 서비스 요청은 약 3만 2,000여건에 달하는데, 수년 전 불과 1만여건 미만이었던 ‘백로그’(미처리 건수)가 세 배 이상 폭증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가로등국에 따르면 이로 인해 시민들이 가로등 고장을 신고해도 실제 수리가 이루어지기까지는 평균 1년의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이는 470평방마일에 달하는 광활한 LA 시 전역을 담당하는 현장 인력이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과거보다 22%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재 약 180여명의 직원이 22만여개의 가로등을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로등이 꺼지는 가장 큰 원인은 시설 노후화와 더불어 급증한 구리 배선 절도 및 기물 파손인데, 전체 서비스 요청의 약 40%가 이러한 범죄와 연관되어 있다. 수리 방식도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과거에는 전구 하나를 갈거나 간단한 배선 연결로 몇 시간 내에 수리가 끝났으나, 현재는 절도범들이 배선을 통째로 뽑아가거나 시설을 파괴하기 때문에 복구에 막대한 자원과 시간이 투입된다. 절도 방지를 위해 시멘트를 타설하거나 철제 보호막을 씌우는 등 시설을 ‘요새화’하는 작업이 병행되면서 수리 비용과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인프라 붕괴를 막기 위해 LA 시는 1996년 이후 30년 동안 동결되었던 ‘특별 분담금(Special Benefit Assessment)’을 인상하는 안을 확정하고 유권자 선택을 기다린다. 캘리포니아 주 법에 따라 이번 분담금 반드시 LA시의 부동산 소유주들의 투표를 거쳐야 한다. 그래서 오는 17일부터 약 55만명의 LA시 지역 부동산 소유주들에게 투표 용지가 발송될 예정이며, 45일간의 특별 투표 기간을 거쳐 6월2일에 마감된다.
특별 분담금이란 가로등처럼 특정 공공 서비스로 직접 혜택을 받는 부동산 소유주가 내는 비용이다. 일반 세금과 달리 이 돈은 법적으로 오직 가로등 수리와 보안 강화에만 사용된다. 조명이 밝아지면 치안이 개선되고 부동산 가치가 오르는 등 소유주에게 실질적 이득이 돌아가기에 그 혜택만큼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며, 인상 여부는 소유주 투표로 결정된다. 인상안이 통과될 경우, 일반적인 단독 주택 소유주는 현재 월평균 약 5달러(연간 107달러) 수준인 분담금을 더 내게 된다.
이번 투표는 분담금 액수에 비례해 표의 가치가 달라지는 ‘가중 투표제’ 방식을 따른다. 비용을 많이 내는 대형 건물주의 한 표가 일반 주택 소유주보다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가결 여부도 찬성 인원수가 아니라 찬성표가 가진 ‘전체 금액의 합’이 반대보다 많아야 확정된다.
가로등국의 미겔 산갈랑 국장은 이번 분담금 인상이 통과될 경우, 한인타운과 같이 치안 수요가 높고 경제 활동이 활발한 지역을 중심으로 우선적인 수리와 보안 강화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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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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