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비 10년새 3배 가까이 급증
▶ 중소 제작사 경영난 심화 우려도
▶ OTT 합병에 글로벌 유통망 개척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시즌 2·3의 제작비는 1000억 원, ‘폭싹 속았수다’는 500억 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라면 블록버스터 영화 수준의 제작비지만 최근에는 그리 놀라운 수치도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이처럼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면서 국내 제작비가 연쇄적으로 급증하고 불어난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는 넷플릭스로의 쏠림 현상은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 이후 국내 콘텐츠 제작비가 세 배가량 치솟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 번 높아진 제작비를 다시 낮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국내 방송사 가운데 급증한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이제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넷플릭스로 인해 촉발된 콘텐츠 시장의 이중 구조화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가는 콘텐츠와 내수용 콘텐츠 시장이 따로 존재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중 구조화된 콘텐츠 시장이 고착화될 경우 중소 제작사를 비롯해 방송사들의 경영난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노동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넷플릭스의 선택을 받지 못한 드라마들이 내수 시장에서 방송되는 형태로 다운사이징되고 있다”며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작 시장을 활성화했다고 하지만 내수 시장을 겨냥한 제작 시장은 예외”라고 분석했다
한편 넷플릭스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며 국내 콘텐츠 산업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콘텐츠 시장의 재편이 활발한 상황에서 정부가 국내 콘텐츠 생태계가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버팀목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현재 지원 위주의 정책보다 콘텐츠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존의 모태펀드·매칭펀드 형태가 아닌 정부가 직접 투자하는 형태로 전략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영신 동국대 대우교수는 “정부가 지분을 투자하고 투자한 금액만큼 콘텐츠의 지식재산권(IP)을 가져가는 형태를 고려해 봐야 한다”며 “예를 들어 정부가 콘텐츠 투자·유통 공사 같은 것을 설립해 투자 및 배급을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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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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