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다녀간 히터 테크니션은 “히터 건강합니다. 필터만 잘 갈아주세요” 라고 말해주었다. 그 말이 어찌나 든든하던지… 집도 사람처럼 숨을 쉰다.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고, 따뜻한 공기를 온 집안으로 뿜어내며 가족을 지켜주는 모습을 보면 문득 고마움이 밀려온다.
집안에 있을 땐 잘 모르다가, 쓰레기 버리러 잠깐 문밖에 나가는 순간 깨닫는다. 바람이 얼마나 차가운지, 이 집이 얼마나 고스란히 그 냉기를 막아주고 있는지를.
▲겨울을 버티는 집, 겨울을 배우는 가족
뒷마당에는 요즘 사슴이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간다. 먹을 것이 뭐가 있다고, 하얀 꼬리를 살랑거리며 매번 같은 시간에 나타난다. 겨울이라 모든 것이 얼어붙었는데도, 이 집 주변은 그 작은 생명들이 지나가는 길이 되었다.
▲처음 이 집에서 눈이 내렸을 때
거실 창가에 서서 첫 눈송이를 바라보던 순간이 떠오른다. 창문이 오래돼 조금씩 바람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언젠가 꼭 저축해서 새 창문으로 바꿀 날을 꿈꾸며 그 바람마저도 따뜻하게 느끼고 있다.
보일러가 과하게 돌아가던 첫 날에는 온 가족이 담요를 둘러쓰고 서로를 보며 웃었다. 쇼파에서 일어나기 싫어 “화장실갈 때 사과 좀 가져다줘”, “나도 티 하나 끓여줘”, “아이스크림도 가져와!”하며 서로 장난치던 순간들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해 겨울, 나는 집이라는 존재를 처음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집을 구입하고 맞은 첫 겨울에는 어딜 가는 것보다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가장 좋았다. 매일 밖에서 사먹던 스타벅스보다 우리 집에서 내린 커피가 훨씬 맛있었다. 따뜻한 머그컵을 손에 쥐고 쇼파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마시던 그 커피한잔. 그 순간 저는 진심으로 느꼈다.“아, 이 집과 우리는 진짜 가족이 되었구나.”
▲겨울을 함께 지나야만 알 수 있는 감정
집은 그저 비바람을 막아주는 구조물이 아니라, 가족을 감싸 안아주는 또 하나의 품이라는 것을. 그리고 두 번째 겨울을 함께 보내는 지금, 집과의 관계가 더 깊어지고 있음을 천천히 느낀다. 이 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우리 가족을 조용히 지켜주는 또 하나의 ‘따뜻한 마음’이다.
문의 (703)928-5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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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경호 The Schneider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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