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살 로빈슨, 주립大입학후 1학기만에 중퇴…총탄에 파시스트 반대 문구
▶ 소속 정당 없고 근래 투표도 안해…구체적인 동기 수사중

찰리 커크 암살 용의자로 체포된 타일러 로빈슨(22)[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기여한 유명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를 총격 살해한 용의자가 체포되면서 범행 동기에 관심이 쏠린다.
공화당 소속인 유타 주지사 스펜서 콕스는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커크 암살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22)이 체포됐다고 밝히면서 그의 가족이 로빈슨의 근래 동향에 대해 "최근 몇 년간 정치적 성향이 강해졌다. 특히 커크를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다"고 진술한 내용을 전했다.
또 콕스 주지사의 발표에 따르면 로빈슨의 가족은 이번 사건 전에 로빈슨이 가족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커크의 단체가 주최하는 유타밸리대 행사를 언급했다고 수사관들에게 진술했다.
총격 현장 근처에서 발견된 소총 탄피와 발사되지 않고 남은 탄약에는 "어이, 파시스트! 잡아봐!"(Hey fascist!. Catch!)"라는 문구와 이탈리아 반(反)파시스트 노래를 인용한 것으로 보이는 '벨라 치아오'(Bella ciao)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콕스 주지사는 전했다.
이 문구가 암시하는 노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반파시스트 저항군이 부른 것으로, 여전히 이탈리아 좌파 진영에서 파시즘 종식을 기념하기 위해 불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설명했다.
로빈슨은 커크의 도발적인 견해에 깊은 경멸을 품고 있었다고 수사당국 관계자들은 전했으나,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로빈슨이 체포된 것은 전날 밤 10시께로, 자이언 국립공원 근처인 유타주 남서부 세인트조지에 있는 자택에서 붙잡혔다.
수사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AP통신에 따르면 로빈슨의 아버지는 당국이 공개한 용의자 수배 사진에서 아들을 알아보고 자수를 권유했으며, 로빈슨은 처음에는 거부했다가 그의 아버지가 도움을 요청한 목사의 설득 등에 마음을 바꿨다.
콕스 주지사의 발표에 따르면 로빈슨의 가족은 한 지인에게 이를 알렸고, 이 지인이 당국에 연락해 "로빈슨이 범행을 자백하거나 암시했다"고 신고했다.
콕스 주지사는 "올바른 선택을 한 타일러 로빈슨의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12일 기자회견하는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로이터]
로빈슨은 가중 살인, 중대한 신체 상해를 초래한 총기 사용, 사법 방해 혐의로 체포돼 유타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판사는 보석 없이 구금할 것을 명령했다.
로빈슨은 지난 10일 낮 유타주 유타밸리대학 캠퍼스에서 '터닝포인트 USA' 주최 토론회에 참석한 이 단체 대표 커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로빈슨은 행사장에서 약 180m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고성능 소총으로 단 한 발만 발사해 커크를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CNN 방송은 공개 기록과 소셜미디어 게시물 등을 토대로 로빈슨이 우수한 고등학교 학업 성적으로 유타주립대학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가 한 학기 만에 중퇴했다고 전했다.
그의 어머니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영상에는 그가 장학금 수여 통지서를 읽는 모습이 담겨 있다.
또 2020년 8월 그의 어머니가 올린 게시물에는 대학 입학시 제출한 그의 ACT(대학입학시험) 점수가 36점 만점에 34점으로 돼 있는데, 이는 전체 응시자의 상위 1%에 해당하는 점수라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유타주립대 대변인은 로빈슨이 "2021년 한 학기 동안 잠시 재학했다"고 이날 확인했다.
다만 이번에 암살 사건이 벌어진 곳은 유타주립대가 아닌, 유타밸리대학이다.
현재 그는 세인트조지 교외 인근 딕시 기술대학에서 전기 기술자 견습 프로그램에 등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빈슨 어머니의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그가 2017년 핼러윈에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본뜬 인형에 무등을 타고 있는 듯한 형상의 코스튬을 입고 있는 사진도 있다고 USA투데이 등은 전했다.
유권자 등록 기록에 따르면 로빈슨은 어느 정당에도 소속되지 않은 무소속 유권자로 등록돼 있으나, 근래 있었던 최소 두 차례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아 '비활동' 유권자로 분류돼 있다고 CNN은 전했다.
로빈슨 가족의 오랜 이웃인 크리스틴 슈비어만은 로빈슨에 대해 "그는 항상 매우 조용했고 친구도 몇 안 됐다"며 "음악 쪽에 관심이 많았고, 매우 똑똑했다"고 말했다.
슈비어만은 소셜미디어가 그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세상에 증오가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암살된 커크는 우익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창립자로 미 청년층의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활동가이자 '젊은 보수의 아이콘'으로 꼽힌 인물이다.
JD 밴스 부통령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추모 글에서 "이 행정부에서 우리가 거둔 성공의 많은 부분은 찰리의 조직력과 소집 능력에서 비롯됐다"며 "그는 단순히 2024년 승리를 도운 게 아니라 우리가 정부 전체 인력을 구성하는 것을 도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커크 암살 용의자 체포 사실을 알리면서 "나는 그(용의자)가 사형 선고를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찰리 커크 추모[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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