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준호 블루앵커 재정보험, 재정 전문가
은퇴를 준비하려다 보니 어느덧 60세가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이 시기에 은퇴 자금을 준비하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단정 지으며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정말 늦은 걸까?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자료에 따르면 은퇴한 가구의 평균 지출은 연간 5만4,975달러, 매달 4,581달러 정도로 나타난다.
이는 필수 생활비, 의료비, 주거비 등을 포함한 실질적인 은퇴 생활비 기준으로,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부담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194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미국의 연간 평균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약 3.2% 수준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숫자만 보고 포기하거나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가진 자산을 바탕으로 어떤 전략을 세울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많은 한인 은퇴자들은 기존에 모아둔 예금을 중심으로 소셜연금을 합쳐 사용하려 하거나, 직장생활 중 적립한 401K를 통해 일정 비율을 인출하는 방식으로 은퇴 계획을 세우곤 한다. 물론 이런 전략이 기본 틀이 될 수는 있지만, 그 자산이 은퇴 후 몇 년이나 지속될 수 있을지, 인플레이션과 예상 수명, 건강 상태, 혹시 모를 긴급 상황 등을 고려한 계획이 세워져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예를 들어, 현재 58세인 자영업자 A씨는 67세부터 소셜연금으로 매달 1,000달러 정도를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현재 보유한 예금은 50만 달러이다. 앞서 언급한 평균 지출액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 보면, 이 금액만으로는 은퇴 후 20~25년 이상 생활하기에 부담이 따를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방향을 다르게 잡아, 연금화 전략을 통해 34만1,000달러를 활용하여 67세부터 매년 4만2,000달러 수준의 고정 수입을 만들어 낼 수 있고, 나머지 15만9,000달러는 비상자금 또는 유동자산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단순히 ‘얼마를 모았는가’보다 ‘그 자산을 어떤 방식으로 구조화할 것인가’가 은퇴 계획의 핵심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 다른 예로, 현재 61세이며 65세 은퇴를 계획 중인 직장인 B씨는 401K 자산 42만 달러와 예금 13만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예금은 비상자금으로 남겨두고 싶어 했고, 소셜연금 예상 수령액은 월 1,800달러 정도다.
이 경우 401K를 일정 상품을 통해 평생 연금화할 경우, 매년 4만2,840달러 수준의 고정적인 연금 수입이 가능하고, 소셜연금과 합치면 연간 6만4,440달러의 은퇴 수입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평균 은퇴 지출 수준을 안정적으로 충당하고, 여가나 여행, 취미 생활 등 부가적인 활동까지 고려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이 경우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일부 대응은 매년 증가하는 소셜연금으로 보완이 가능하고, 유동 자산인 예금은 예기치 못한 의료비나 가족 지원 등의 용도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은퇴 설계를 하다 보면 “지금 가진 게 부족하다”는 막연한 불안으로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실제 자산 부족보다는 구체적인 수치 기반의 계획이 없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활비, 건강, 기대 수명, 소셜연금 수령액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면 지금부터라도 충분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산의 절대 규모보다 방향성과 구조이며, 이제는 자산을 어떻게 운용하고 인출할지에 대한 전략이 핵심이다. 60세는 결코 늦은 나이가 아니며, 지금이 가장 빠른 시작일 수 있다. 숫자 기반의 전략적인 설계를 통해 안정적인 은퇴가 가능하다. 자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느냐가 은퇴의 질을 좌우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문의: 949-844-0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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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재정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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