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샘 조도 커미셔너로 재직하고 있는 시애틀항만청이 최근 시택공항에서 연방 이민당국이 필리핀계 영주권자를 4일간 강제 억류조치한 사태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하고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특히 합법적 영주권자가 공항에서 나흘 이상 억류된 사건이 알려지며, 공항 내 절차와 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공항 운영을 책임지는 시애틀항만청은 최근 성명을 통해 “공항에서 이민당국에 의한 장기 억류는 심각한 우려를 야기하며, 공공의 신뢰를 무너뜨린다”고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는 필리핀을 방문 후 귀국하던 중 체포된 맥시모 론도뇨(42)씨가 있다. 그는 12세에 미국에 입국해 20여년 넘게 거주했으며, 미국 시민권자 아내 및 딸과 함께 여행에서 돌아오던 중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의해 공항에서 구금됐다.
그는 4일 이상 시택공항에서 억류된 뒤, 타코마에 위치한 ‘노스웨스트 ICE 구금센터’로 이송됐다. 이민자 지원 단체 ‘탕골 미그란테 네트워크 워싱턴(Tanggol Migrante Network WA)’에 따르면, 론도뇨는 수십 년 전 비폭력 범죄 전력을 이유로 구금된 것으로 보인다.
도시코 그레이스 하세가와 시애틀항만청 커미셔너 위원장은 “항만청은 해당 억류 사실을 공식 경로가 아닌 지역 커뮤니티로부터 들었다”며 “공항은 모든 여행객에게 안전하고 환영받는 장소여야 하며, 이번 사건은 이민 집행의 투명성과 적법 절차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항만청은 현재 CBP 현장 지휘부와 면담을 추진 중이며, ‘소통 기준’과 ‘억류자 관리 지침’에 대한 정보를 요청한 상태다. 다만 항만청은 법적으로 이민 구금 결정에 직접 개입할 수 없고, 억류자 발생 시 통보받지 못하는 구조다.
CBP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CBP가 발표한 ‘국가운송ㆍ호송ㆍ구금ㆍ수색 기준’에 따르면, 대부분의 억류는 72시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론도뇨의 사례처럼 4일 이상 억류된 경우는 이 지침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전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2월 필리핀을 다녀온 워싱턴대(UW) 실험실 기술자이자 영주권자인 루엘린 딕슨 역시 시택공항에서 억류됐다.
필리핀 이민자 및 가족을 돕는 ‘탕골 미그란테 네트워크 WA’는 24일 타코마 ICE 구금센터 앞에서 구금 중인 필리핀계 이민자들을 위한 집회를 열고, 인권 보호를 촉구했다.
해당 단체는 “공항에서 이뤄지는 장기 억류와 불투명한 행정 절차는 명백한 인권 침해”라며 “이민자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 단속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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