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전 후 첫 직접대화 제안
▶ “평화 이니셔티브 열려있다”
▶ 양자 회담 가능성 시사
▶ 젤렌스키 “진정성 보여라”

블라디미르 푸틴(맨 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맨 왼쪽) 오만 술탄(군주)이 22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만나고 있다. [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된 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와의 양자 회담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간 우크라이나 정부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던 푸틴 대통령으로선 큰 태도 변화다. 미국의 압박이 그를 협상장으로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국영 로시야24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양자 회담을 통해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을 논의할 수 있다며 “우리는 항상 모든 평화적 이니셔티브에 열려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해당 발언이 “우크라이나와의 양자 협상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확인했다.
러시아의 양자 회담 제안은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양측은 2022년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몇 주간을 제외하면 직접 대화를 진행한 적이 없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를 불법 ‘키이우 정권’으로 부르며 정당한 대화 상대로 취급조차 안 했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이유로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연기했다는 이유에서다. 심지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축출한 뒤 세워진 새 정부와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는 과격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러시아의 태도 변화를 두고 미국의 압박이 유효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8일 “우크라이나 분쟁 종식에 진전이 없다면 며칠 내로 평화협정에서 손을 뗄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당사국 중 한쪽이 상황을 어렵게 만든다면 더 이상의 중재 노력을 사양하겠다”고 압박한 바 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양자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한 가운데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가 ‘특정 장애물’을 제거해야 이러한 접촉이 성사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의지가 있고 개방적이라면, 그러한 소통을 위한 장애물을 법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일부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애물이 무엇을 뜻하는 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2022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협상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한 것이 협상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우크라이나는 대화하려는 의지부터 보이라고 반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부활절(4월20일) 이후로 휴전을 연장하고, 휴전을 더 포괄적으로 하자고 이미 제안했다”며 “민간 기반시설 공격 중단 제안도 아직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건 이런 대화에 관여하겠다는 러시아의 진정성 있는 의지”라며 “우리로선 지금도, 앞으로도 어떤 장애물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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