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 서민아파트가 원래부터 드물었던 건 아니다. 오래된 건물의 서민아파트들이 대부분 고급스럽게 개조된 후 렌트가 뛰어 서민들이 입주할 수 없게 됐을 뿐이다.
지난 1962년 건축된 퍼스트 힐의 18층짜리 ‘파노라마 하우스’ 아파트는 2014년 개조된 후 2베드룸 렌트가 월 1,500달러에서 한꺼번에 2,800달러로 올랐다. 인상된 렌트를 감당 못한 200여 은퇴자 가구가 밀려나고 돈 많은 전문직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시애틀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010년대에 시애틀에서 서민아파트 1만4,000여 유닛이 이런 식으로 사라졌다. 2010년대는 시애틀의 홈리스 숫자가 2배로 늘어난 기간이기도 하다. 서민아파트는 렌트가 세입자가구 총수입의 3분의1 이하인 아파트를 의미한다.
지난 2010년의 경우 시애틀의 서민아파트들은 70% 이상이 파노라나 하우스처럼 낡은 건물이었다. 보수관리가 안 돼 렌트가 저렴했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아파트 개조 바람이 불면서 꼭 호화판으로 바꾸지 않아도 렌트가 1,000달러 이상 치솟기 일쑤였다.
서민아파트뿐 아니라 모든 아파트 렌트가 2010년대 뛰었다. 아파트 절대수가 부족한 탓이다. 당시 시애틀 인구는 IT 비즈니스 붐을 타고 매년 1만3,000여명씩 불어났다. 아마존은 2010~2017년 시애틀본사에 매년 5,000여명을 고용했다. 대부분 고액봉급자였다.
최근 연구조사에 따르면 새로 짓는 고급 아파트들이 기존의 개조된 낡은 아파트에 들어 있는 고수입자들을 끌어옴으로써 지역 중간가구수입의 50~80%를 버는 가구들 중 절반 이상이 그 빈자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들은 엄격한 의미의 서민층이 아니다. 중간가구소득의 50% 미만을 버는 진짜 서민가구들이 들어갈 수 있는 서민아파트는 현재 2010년의 26%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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