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 “여론조사에서 매우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며 직격탄을 퍼부었다.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 젤렌스키는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러 간 종전 협상에 우크라이나가 배제된 것에 불만을 표시하자 트럼프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젤렌스키를 겨냥해 ‘4% 지지율의 대통령’이라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4% 지지율’ 언급은 명백한 허위 주장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허위 공간에 살고 있다”고 맞받았다. 키이우국제사회연구소도 2월 4~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이 57%로 지난해 12월 조사 때의 52%보다 높아졌다며 ‘4% 지지율’ 주장을 일축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디지털부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4~5%포인트 더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1기 행정부 4년 동안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분류된 트럼프의 발언은 3만 573건에 달한다. 트럼프의 거짓말은 취임 첫해 하루 평균 6건에서 임기 마지막 해에는 하루 39건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는 2기 집권에 도전해 분주했던 지난해 5월 타임지 인터뷰에서도 “(재임 시절 한국과 방위비 분담금을 협상하기 전까지) 한국은 4만 명의 미군 병력에 대해 사실상 아무것도 내지 않았다”고 허위 발언을 쏟아냈다. CNN은 ‘2016년 말 기준 주한미군은 2만 6878명’ ‘2014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8억 6700만 달러’ 등의 팩트를 제시하며 트럼프 언급의 오류를 지적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가 19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있는 현실을 거론하며 “‘서울 패싱’에 대한 불안이 상당히 높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북미 대화·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배제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문성진 / 서울경제 수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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