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어느 날의 일이다.
나는 버스에서 갑자기 배가 아파져 오면서 생리 현상을 급하게 해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얼른 버스에서 내려 시장에 있는 화장실에서 볼 일을 해결하고 나오는데 내가 주변을 더럽힌 게 눈에 띄었다. ‘모르는 척하고 나갈까? 아니 치우고 갈까?' 두 가지 마음이 내 안에서 실랑이를 벌였다.
그 와중에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폈더니 어느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빗자루를 옆에 두고 쉬는 중이었다. 용기를 냈다. “아줌마! 빗자루 좀 빌려주세요." 그 아주머니는 의아해하면서 “왜요?"라고 묻는데 “내가 화장실을 청소해야 할 일이 생겨서요."라고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아주머니는 잠시 나를 쳐다보더니 빗자루와 함께 물통까지 같이 내주었다.
덕분에 나는 그날 화장실에서 했던 내 실수를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었고, 청소를 하는 내내 이런 생각이 맴돌았다. “조금만 달리 생각했으면 내 잘못으로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할 뻔했네. 하느님은 다 보고 아실 터인데…."
세상 그 어떤 것도 그 누구도 속일 수는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자기 자신과 하느님을 속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조물주가 우리 가슴 깊숙이 달아 주신 이 양심을 지키면서 깨끗이 살아야 하지 않을까? 태양이 내뿜는 기운을 한 치 거짓 없이 그대로 머문 단풍 고운 이 가을, ‘올바른 이라야 찬미가 어울리도다' 하는 시편 말씀이 내 가슴을 더욱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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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자 엘리사벳 애난데일,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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