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영국 담배 회사인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가 미국 담배업체인 레이놀즈 아메리칸의 지분 57.8%를 49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거래로 BAT는 매출 기준으로 미국의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을 제치고 세계 최대 담배 회사로 올라섰다. 니칸드로 듀런트 당시 BAT 최고경영자(CEO)는 “최고 매력 시장인 미국에 직접 접근할 수 있게 돼 전자담배 등 차세대 제품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본사가 영국 런던에 있는 BAT는 1902년 영국계 임페리얼 토바코와 미국계 아메리칸 토바코의 합작 투자로 설립됐다. 이 회사는 창립 초기부터 이집트·멕시코·이탈리아 등 세계 각지의 담배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제1차 세계대전 발발은 BAT에 날개를 달아줬다. 군인들의 담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쟁이 한창이던 1915년 BAT의 연간 담배 판매량은 250억 개비에 달해 5년 전인 1910년(100억 개비)보다 2.5배 급증했다. BAT는 현재 175개국에 진출해있으며 던힐·켄트·럭키스트라이크 등 200개 넘는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73억 파운드(약 47조 원)에 이른다.
BAT의 한국 계열사인 BAT로스만스가 8일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의 국내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기는 이르면 올해 3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BAT가 합성 니코틴 전자담배 판매를 추진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에 대해 BAT가 합성 니코틴 담배를 규제하는 법이 없는 한국의 허점을 노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행 담배사업법상 담뱃잎을 원료로 한 제품만 담배로 규정하고 화학물질을 혼합해 만든 합성 니코틴 담배는 규제를 받지 않아 세금이나 부담금 대상이 아니다. 청소년에 팔아도 처벌되지 않는다. ‘규제 사각지대’인 셈이다. 2020년 7월에 합성 니코틴 제품도 담배로 간주하는 내용의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발의 됐는데도 국회 관련 상임위에 방치돼 있다. 21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기 전에 빨리 법안을 통과시켜 세수 결손을 막고 국민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
<임석훈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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