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비급 폭우 덮친 남가주
▶ LA 10인치 이상 물폭탄
▶주택·차량 등 피해 속출
▶타운 등 52만가구 정전
▶사망자도 최소 2명 발생
5일 폭우로 산사태가 나면서 시설물들이 붕괴된 스튜디오시티 지역의 한 주택 앞에 차량이 크게 파손돼 있다. [로이터]
5일 폭우 속에 LA 한인타운 지역에서도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3가길 주요 교차로의 신호등이 정전으로 모두 작동을 멈춰 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차량들이 밀려 있다. [박상혁 기자]
20년 만에 최악의 겨울폭풍이 남가주를 강타해 이틀간 6개월 치 강수량을 쏟아냈다. 곳곳에서 폭우로 인한 산사태와 그에 따른 주택파손, 차량 침수, 정전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국립기상청(NWS)이 현재 기상상황을 최고위험 단계인 ‘위험특보’ 단계로 조정한 가운데 캘리포니아 전체적으로 이번 폭풍으로 인한 사망자도 2명이나 나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일 밤 시작된 이번 폭풍으로 우드랜드힐스, 벨에어, 세펄베다 캐년 지역을 포함해 LA 곳곳에 10인치 이상의 비가 내렸다. LA 다운타운은 6.5인치 가까운 폭우가 내렸으며, 베벌리힐스, 컬버시티, 노스리지, 샌타클라리타, 패사디나도 6인치가 넘는 강수량을 기록했다.
CBS뉴스에 따르면 4일은 147년의 미국 기상관측 역사상 2월 중 3번째로 많은 비가 내린 날로 기록됐다. LA는 관측 역사상 10번째로 비가 많이 내렸던 날이었다.
폭우가 쏟아지며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4일 밤 샌퍼난도 밸리 지역에서는 2차례의 산사태가 발생해 인근 주민 16명이 대피했다. 첫 번째 산사태는 4일 밤 9시께 11900블록 할리웃 힐스의 록리지 로드에서 발생했다. 산사태로 인해 가스관이 끊어지고 누출이 발생했으며 주택 2채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목격자들은 토사와 함께 냉장고 등 가전제품들이 거리로 미끄러져 나왔다고 증언했다. LAFD는 인근에 위치한 9채 주택에 주민들은 모두 긴급 대피소로 대피시켰다. 두 번째 산사태는 셔먼옥스 지역 14900블록 스톤보로 플레이스에서 발생했다. 역시 산사태로 인해 주택이 파손됐으며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베버리 글렌 지역 베버리 글렌 블러버드와 카리부 레인 교차 지점에서는 산사태로 인해 주택 1채가 완전히 무너지고 인근 지역 5채의 주택들에 피해를 입혔다.
타자냐와 엔시노 지역에서는 보리스 드라이브를 따라 발생한 진흙 사태로 인해 주택 3채가 영향을 받아 일부지역에 대피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벨에어의 카시아노 드라이브에서는 언덕에 흙더미가 무너져 진흙, 나무 덤불이 도로를 덮치고 인근 주택의 차고로 밀려 들었다.
침수로 인한 사고도 이어졌다. 샌버나디노 카운티에서는 일가족 3명이 침수된 도로를 건너려다 차량이 침수되자 차량을 탈출해 나무 위로 올라갔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소방국은 소방대원을 급파해 이들을 구조했고 이들은 저체온증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LA시 당국에는 5일 오후 1시 현재 나무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254건, 도로 팟홀 신고가 549건 접수됐고, 롱비치 앞바다에서는 강풍으로 40피트 길이의 선박 돛대가 부러졌고 승객 19명이 방파제 바위 위로 대피했다가 구조됐다. 말리부 해변을 오가는 주요 도로도 침수로 폐쇄됐다.
북가주 유바시티 지역에서는 지난 4일 오후 주택가의 대형 나무가 폭우와 강풍에 쓰러지면서 남성 1명이 나무에 깔려 숨지는 등 2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NWS는 5일 오전 단기 예보에서 남가주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돌발 홍수가 계속된다며 폭풍이 지나갈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NWS는 대기의 강 현상으로 이례적으로 많은 양의 수분이 유입되고 대기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폭우가 6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폭우와 강풍으로 곳곳에서 송전선이 늘어지거나 파손되면서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LA 수도전력국(DWP)에 따르면 이번 폭풍이 시작된 이후 LA 지역에서 총 2만2,000여 가구가 한때 단전 피해를 입었다가 일부 복구됐다. LA 한인타운도 예외가 없었다. 5일 아침부터 한인타운 한복판의 3가 일대가 전력 공급이 끊겨 한인 식당 등을 비롯한 상당수의 업소들의 영업을 하지 못했고 3가 길의 주요 교차로 신호등이 모두 꺼져 LA시 교통국 소속 요원들이 긴급 파견돼 쏟아지는 비 속에 교통상황을 정리하기도 했다.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5일 오전 7시 기준으로 캘리포니아주의 총 52만4,000여 가구(상업시설 포함)에 전기가 끊겼다. 캘리포니아 내 정전 가구는 전날 약 86만 가구까지 늘었다가 복구 작업이 진행되면서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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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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