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집값·생활비 등에 타지역 이주 늘어난데다
▶ 출산율 감소 겹쳐 작년 인구 증가폭, 예년비‘반토막’

팬데믹으로 도시를 떠나 외곽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사진은 지난해 버지니아 윈체스터에서 열린 ‘사과 꽃 축제’ 모습.
버지니아대(UVA Weldon Cooper Center)에서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버지니아 인구 증가 추세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의 앞마당을 자처해온 버지니아는 남북전쟁 이후 꾸준히 성장해왔으나 2023년 인구 증가폭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150년 만에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출산율 감소도 영향을 미쳤지만 부동산 가격 급등, 높은 생활비 등 버지니아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UVA 자료에 따르면 버지니아는 과거 3~4%의 인구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2023년 인구 증가율이 1% 이하로 줄었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졌으며 “재택근무가 늘면서 버지니아를 떠나 물가가 저렴한 노스캐롤라이나 랄리나 샬럿 등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과거 버지니아는 타주에서 이주해 오는 사람들이 많아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성장해왔으나 최근에는 남부의 다른 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팬데믹으로 촉발된 인구 이동은 대도시에서 소도시로, 도심에서 외곽지역으로 옮겨가면서 버지니아에서도 리치몬드와 브리스톨은 계속 성장하는 반면 북버지니아는 감소하고 있다.
도시에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전문직 종사자가 많고 이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가 용이하다. 과거에는 6~7%의 직장인들만 재택근무를 했는데 팬데믹 동안에는 3분의 1, 북버지니아의 경우 50%로 급증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주거비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된다”며 “팬데믹 동안 페어팩스나 알링턴 카운티의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게 되면서 예전에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다른 먼 지역으로까지 눈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버지니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는 북버지니아에 인접한 윈체스터(Winchester)로 나타났으며 체사픽 베이 북쪽 지역도 인구 증가가 두드러졌다.
또한 버지니아 인구증가 둔화의 원인은 물가가 저렴한 지역으로의 이주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UVA 자료에 따르면 2019년에는 사망자보다 신생아가 2만7천명 더 많았지만 2022년에는 1만3천명으로 그 차이가 줄어들었다. 저출산 문제는 2007년부터 거론되기 시작했으나 최근 5~10년간 젊은 층이 줄고 65세 이상이 주류가 되면서 노동력 부족 등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조사를 진행한 UVA 교수는 “아직까지 고교 졸업생 수는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앞으로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면 우리는 매우 다른 세상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유제원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