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일 사이에 두 번이나 눈이 내렸다. 지금 우체국에서 우체부로 일하고 있기에 눈 내린 후에 발생하는 우편물 배달의 작은 변화를 소개한다.
눈 내리더라도 우편물은 배달된다. 그런 것을 우체국 안에서는 ‘Mails Never Stop’이라고 표현한다.
그럼에도 눈 내리면 우편물 배달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우체부의 안전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즉 우체부가 우편물을 배달하기에 안전하지 않다면 우편물을 배달하지 않는다.
눈이 치워져 있지 않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눈이 치워져 있다고 해도 빙판으로 바뀌어 있다면 이 때에도 우편물은 배달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집 건물 자체에 부착된 우편함이나 현관 문에 있는 투입구(slot)까지 오가는 길이 안전해야 한다.
길 가에 우편함이 있어서 우체부가 배달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탑승한 채로 우편물을 투입하는 경우에 운전을 한 상태로 그 우편함까지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우편함 부근에 눈이 쌓여서 조금 떨어진 곳에 배달차량을 세운 후 하차하여 우편함까지 몇 걸음 걸어가서 우편물을 투입할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는 제설차량이 도로 양쪽 옆으로 눈을 밀어 놓아서 우편함 앞을 막는 경우도 흔하다.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이 있다면 이 또한 우편물 배달 제한 사유가 된다. 무리한 운행은 우체부나 배달차량뿐만 아니라 길가에 주차된 자동차에게도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그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 너머의 많은 집 모두가 우편물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날 배달되지 못한 우편물은 일단 우체국으로 돌아간 후 나중에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게 될 때 배달된다. 배달되지 못했다고 그 즉시 발송인에게 반송되는 것은 아니다.
거듭 얘기하거니와 눈 내린 후에 우편물이 배달되지 못하는 것은 우체부의 안전이 위협되는 경우이다. 그 안전 여부는 우편물을 받는 사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편물을 배달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권리니 의무니 무슨 그런 복잡한 것 따지지 말자. 우편물을 배달하는 사람 또한 우리의 이웃이 아닌가. 그러니 눈 내린 다음에는 우체부라는 이름의 이웃을 위한 작은 선의를 베풀기 바란다. 그 선의는 돌고 돌아 결국 그대에게 되돌아 갈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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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식 스프링필드,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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