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시간 가운데 ‘우연’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다가온다. 어느 날 우연히 한 분을 만났고, 그분의 권유로 우연히 새로운 모임에 참석해 좋은 사람들과 삶을 나누던 중, 나의 나눔을 들으시고 한 분께서 ‘여성의 창'이란 곳에 글을 한번 올려보라는 제안을 하셨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재능도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놀라기도 했지만 내 마음 한편에는 설렘으로 다가오며, 어디엔가 깊숙이 숨겨져 있던 작은 상자가 어렴풋이 생각났다.
시골이었던 우리 집은 말린 고추, 쌀, 콩 등으로 가득했고, 어느 한 곳에도 내가 좋아하는 책이 꽂혀있을 자리는 없었다. 그 흔한 동화책 한번 읽어보지 못한 채 어린 시절을 보낸 것 같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글짓기 대회에 나가면 내가 1등을 하는 것이다. 전국 1등까지도 해본 기억이 난다.
평범한 시골 아이가 뭐 그리 대단했을까? 역시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고 칭찬은커녕 글 쓰는 것을 계속하도록 격려해 주시는 분들 또한 없었다.
저 높은 곳에 숨겨져 있어 몇 번이나 몸을 들어 잡아보려 뛰어봐도 잡을 수 없었던 나의 작은 상자. 그 상자 안에 담긴 잊고 있었던 작은 꿈들은 시간이 지나고 어른이 되어서도 책을 넘길 때마다 내 마음 한쪽에서는 몽글몽글 움직이고 있었나 보다.
‘내가 쓴 글이 언젠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감동으로 전해졌으면 좋겠다. 그 따뜻함이 오래도록 남아 서로에게 따뜻함을 나누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소망하던 어느 날 그 ‘우연히’가 나에게 찾아왔다.
글을 쓸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정말 우연히 …
글을 쓰며 곰곰이 생각해 본다. 그동안 내가 살아왔던 시간을.
주어진 환경과 상황에만 집중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삶 가운데, 내가 놓으려고 애써도 안되는 그 작은 꿈들을 나름의 방법으로 간직하며 살아왔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그 어떤 것도 시도해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 한 걸음 있어야 할 곳에 마음을 다해 서 있었다.
그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우연히'는 기회와 시작이란 이름으로 내게 다가온 것이 아닐까?
오늘도 누군가는 우연히 신문을 펼쳐 한 장 한 장 보다가 이 글을 읽게 될 것이고, 이 글을 읽다가 누군가는 아주 작게 숨겨 두었던 꿈들을 살짝 꺼내 의미 있는 웃음을 지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지금 하는 것을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끄덕임을 하고 있지 않을까? 나의 작은 소망이다.
아주 높은 곳에 있어 만져보지 못하고 쳐다만 보고 있었던 작은 꿈들 앞에 ‘우연히’ 가 디딤돌로 찾아와준다면, 그렇다면 나는 오늘도 감사함으로 기꺼이 그 디딤돌 위에 올라서 손을 뻗을 용기를 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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