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SJ “경기 둔화 완만해도 저소득층에는 큰 타격”
미국 저소득 근로자의 임금 급등 행진이 끝나 미 경제를 떠받치던 소비 붐을 위협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진단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자료에 따르면 임금 분포 하위 25%에 속하는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은 지난 1월 7.2%에서 지난달 5.9%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6.3%에서 5.8%로 줄어든 전체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보다 감소폭이 컸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저임금 근로자를 대표하는 집단으로 보는 레저 및 접객 사업 분야의 평균 시급 증가폭 축소는 더 두드러졌다.
노동부에 따르면 상승률은 올해 초 7%에서 지난달 4.5%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민간 부문 전체 임금 상승률은 0.3%포인트 낮아졌을 뿐이다.
더 많은 구직자가 노동시장에 뛰어들었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 가장 높은 임금 인상을 누리고 정부의 두둑한 지원금까지 챙겼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인 셈이다.
게다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2조달러(약 2천650조원)에 달했던 미국인들의 초과 저축도 줄어들고 있다.
이는 미국인들의 올해 3분기 카드 빚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천540억달러 늘어 1999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는 뉴욕 연은의 통계자료를 통해 확인된다.
30일 이상의 신규 신용카드 대출 연체자 비중도 팬데믹 평균보다 높았다.
연체율은 저소득층 거주지에서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의 밥 슈워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초과 저축을 적게 가지고 있다는 것은 소비가 둔화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저소득층 가구는 지출을 임금 상승과 대출에 더 많이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맥도날드는 지난달 실적 발표 행사를 통해 연봉 4만5천달러 이하 소득자들이 3분기 회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고 밝혔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저소득층일수록 가격 인상과 금리 급등에 따른 압력을 더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업체 갭도 지난 8월 자사 브랜드 올드네이비의 저소득층 수요가 줄고 있다고 발표했고, 저가 항공사들도 수요 감소를 겪고 있다.
올해 중순 이후 임금이 물가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은 그나마 저임금 근로자들에게 긍정적인 측면이다.
엘리스 굴드 미국 좌파경제정책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저임금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은 낮아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이전에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고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경기 둔화가 완만하게 나타나더라도 저임금 근로자들에게 가장 큰 타격이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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