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주택난 속 규제 완화…LA 등 미 서부지역서 급증
▶ 렌탈 수입·별도 판매 가능…건설사, 신축 옵션으로 제공
샌타클라리타에 방 3개의 단독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제레드 데니스씨는 지난 5월 차고 위에 방 1개짜리 별채를 지었다. 세를 주기로 하고 시장에 내놓은 지 하루 만에 매월 2,175달러를 내기로 한 세입자를 찾았다. 렌트비 수입이 생기면서 데니스씨는 매월 부담해야 하는 주택 관련 비용 중 20%의 부담을 덜게 됐다. 그는 “생활비 부담을 줄여보려고 렌트를 주게 됐다”며 “지금 생각해도 별채를 만든 건 잘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데니스씨처럼 ‘추가 주거용 유닛’(ADU·Accessory Dwelling Unit)을 지으려는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자 주택건설업체도 신규 주택 판매시 ADU를 아예 선택 사양에 포함해 ADU 수요 상승에 대응하고 있다. 일례로 샌타클라리타에 건설 중인 한 신규 주택 단지 내 주택 구매자 중 20%가 8만에서 10만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면서 ADU 옵션을 선택할 정도다.
최근 월스트릿저널(WSJ)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ADU에 대한 인기가 치솟으면서 건축 바람으로 이어지고 있다. ADU는 주택 소유주들에게 건축 용이성과 함께 렌트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어필하고 있다. 여기에 저렴한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ADU에 대해 주정부와 시정부의 법적, 행정적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ADU 수요 상승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이다.
ADU 인기는 주택건설업계로까지 확산되면서 신규 주택에 ADU 수요를 반영하거나 ADU를 대규모로 제작해 공급하는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ADU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지역은 LA를 비롯한 미 서부 지역이다. 건축허가 정보제공업체인 빌티에 따르면 LA와 샌프란시스코, 시애틀을 포함한 서부 8개 대도시에서 지난해 ADU 건축 허가 승인 건수는 모두 2만6,200건으로 전년 대비 15%나 상승했다.
서부 지역에서 ADU 건축 붐이 크게 불고 있는 것은 늘어난 인구에 비해 주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대안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주정부 및 시정부의 규제 완화도 한몫했다. 이 부분에선 캘리포니아주와 LA시의 적극적 대응이 컸다. 가주정부는 2017년 ADU 건축에 대한 부지 최소 기준과 주차 공간 확보와 같은 규제를 풀었다. 최근에는 ADU를 콘도처럼 별도의 주택 개념으로 구분해 따로 매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AB1033)이 주지사의 서명을 받았다.
LA 시도 올해 4월 불법 또는 무허가 ADU를 규정에 맞추면 합법화를 하는 법안이 시의회의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가주의 ADU 건축 허가 건수는 2016년 1,200여건에서 2022년 2만3,700여건으로 20배 가량 뛰었다.
애초 ADU의 건축 목적은 가족 거주를 위한 것에서 출발했다. 워낙 집값이 높아지면서 고령의 부모를 모시거나 자식들과 함께 집을 합치려는 움직임이 늘어났다. 팬데믹 이후 재택 근무가 크게 늘어난 것도 ADU 수요 상승에 일조했다. 뒷마당이나 차고에 ADU를 건축해 업무용으로 쓰려는 이유에서다.
최근 들어서는 렌트용으로 ADU를 건축하는 주택 소유주들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에 렌트 수입으로 생활비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이다. ADU가 있는 주택의 가치가 일반 주택에 비해 높은 것도 ADU 인기 상승에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일부 주택 소유주들은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또는 사무실 용도 등으로 ADU를 신축하기도 한다.
ADU 인기와 수요가 높아지자 주택건설 업체 사이에서 전문적으로 ADU 건축과 판매에 나서는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빌라는 뒷마당용 ADU를 모듈화, 규격화에 건축 단가를 내려 1채당 9만5,000~18만달러에 대량 공급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 업체 션 로버츠 최고경영자(CEO)는 “가주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ADU를 짓기 위해 현금을 들고 오는 주택 소유주들이 줄을 설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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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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