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민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사수술센터장.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비만은 식이 조절과 운동이 기본적 치료이고 약을 보조적으로 먹을 수 있다. 하지만‘고도 비만’이라면 이런 방법으로 치료가 불가능하고‘비만 대사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미국립보건원(NIH)도 고도 비만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꼽았다.‘비만 대사 수술 전문가’ 안수민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장(소아외과 교수)을 만났다. 안 센터장은“비만은 당뇨병과 고혈압, 심뇌혈관 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기에 치료해야 할 질병”이라며“다행히 고도 비만 치료를 위한 비만 대사 수술은 2019년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고 했다. 안 센터장은 비만 대사 수술을 한 해 100여 건을 시행할 정도로 이 분야 수술의 권위자다.
-어떤 경우를 비만이라고 하나.
비만은 체내 근육량에 비해 지방 조직이 과다한 상태를 말한다. 대한비만학회에서는 비만 단계를 6단계로 구분한다. ▲체질량지수(BMI) 18.5㎏/㎡ 미만은 저체중 ▲18.5~22.9㎏/㎡는 정상 ▲23~24.9㎏/㎡는 비만 전 단계(과체중) ▲25~29.9㎏/㎡는 1단계 비만 ▲30~34.9㎏/㎡는 2단계 비만 ▲35㎏/㎡ 이상은 3단계 비만(고도 비만)이다.
비만 환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로, 2030년에는 현재보다 2배 늘어날 전망이다. 흔히 에너지 섭취량이 소비량보다 많아 비만으로 이어진다고 여기기 쉽지만 원인은 훨씬 더 복잡하다. 유전적 원인, 대사적인 요소, 생활 패턴의 선택뿐만 아니라 내분비 질환이나 약물 때문에 비만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비만이라면 거의 대부분 대사 질환을 동시에 앓는다는 점이다. 비만이 되면 당뇨병과 고혈압, 심뇌혈관 질환, 관절염, 수면무호흡증, 호흡기 문제, 암 등 다양한 합병증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고도 비만이라면 대부분 이상지질혈증이나 지방간을 앓고 있으며, 40~50%가 당뇨병에 걸린다. 비만으로 인한 의료비와 간병비 등 사회적 비용 손실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1996년 비만을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규정하고, 현대사회에서 해결해야 할 주요 질병의 하나라고 했다.”
-‘비만 대사 수술’이 필요한 이유는.
비만은 천천히 진행되기에 갑자기 살을 빼면 우리 몸의 방어 기능이 작동해 호르몬 변화가 생기고 대사율이 떨어지며 지방을 축적하려고 한다. 결국 다이어트를 해도 ‘요요’ 현상이 반복되며, 처음보다 체중이 더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수술적 치료가 효율적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체중 감량과 동반 질환 치료에 가장 효과가 크고 그 효과를 영구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 바로 ‘비만 대사 수술’이다.
고도 비만이나 대사 질환을 동반한 비만 환자는 운동이나 식이요법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기에 의학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비만 대사 수술은 비만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최적의 치료법이다.
진료를 통해 비만 수술이 필요한 대상자인지 파악하고, 이후 여러 검사를 진행해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수술 여부와 수술 방법을 정한다. 비만 대사 수술 대상자는 BMI가 35㎏/㎡ 이상이거나 BMI가 30㎏/㎡ 이상이면서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수면무호흡증 등 비만 관련 합병증이 있을 때다.
또한 2형 당뇨병 환자라면 당뇨병 치료를 위한 비만 대사 수술 대상 환자의 BMI 기준이 27.5㎏/㎡까지 확대 적용된다. 이 경우 BMI가 고도 비만 기준(30㎏/㎡)을 넘지 않아도 약물 등 기존 내과적 치료에 효과적으로 반응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 대상이 될 수 있다.
수술이 필요하다고 진단된 환자는 보통 하나 이상의 동반 질환을 갖고 있어 여러 의료진이 병적 비만 원인에 대해 전문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동반 질환을 놔둔 채 수술하면 안전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수술 후 체중 감량이나 대사 질환의 호전도 더뎌질 수 있다.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환자의 검사 결과와 과거력, 가족력, 약물 복용력 등을 면밀히 검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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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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