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 크림 침공해 ‘부다페스트 각서’ 파기…참담한 심정”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0년대 재임 시절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한 데 후회감을 표시했다.
1993~2001년 대통령을 지낸 클린턴은 최근 아일랜드 RTE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핵을 보유하고 있었으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토로했다.
그는 "그들(우크라이나)이 핵무기 포기에 동의하도록 설득했기 때문에 개인적인 책임을 느낀다"면서 "우크라이나가 계속 핵무기를 가지고 있었다면 러시아가 이 같은 어리석고 위험한 일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레오니트 크라프추크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핵포기 협정인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체결을 주도했다.
이 양해각서는 옛 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카자흐스탄·벨라루스 등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고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주권과 안보, 영토적 통합성을 보장받는 내용을 담고 있다.
러시아·미국·영국 등 3대 핵강국이 이 협정에 서명했고, 프랑스와 중국도 일정 정도의 보증을 약속했다.
우크라이나는 소련에서 독립할 당시 핵탄두 1천656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76기, 전략핵폭격기 40대 등을 보유한 세계 3대 핵보유국이었다.
수십 분 안에 미국 전역뿐 아니라 전 세계를 여러 차례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의 핵전력이었다.
우크라이나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1996년까지 모든 보유 핵무기를 러시아로 넘겨 폐기했다.
하지만 핵무기와 안전보장 약속을 맞교환한 이 협정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하면서 깨졌고,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면서 산산이 조각났다.
클린턴은 "푸틴 대통령은 이 협정을 깨트리고 먼저 크림반도를 점령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나는 이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지가 굳건하게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한 일은 매우 잘못됐다고 생각하며, 유럽과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해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평화 협정을 검토할 때가 올 수도 있지만, 우리가 그들을 내팽개쳐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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