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마약 펜타닐 억제를 위한 노력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4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중국에서 멕시코로 넘어오는 펜타닐 선적량 통제를 부탁하기 위해 (중국 측에) 편지를 보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22일께 전달된 것으로 알려진 서한에는 펜타닐 수입자에 대한 인적 사항을 비롯해 얼마나 많은 선박이 어떤 항구로 도착하는지 등에 대한 세세한 정보 공유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일부분을 직접 낭독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 정보가 있다면 펜타닐을 의료 목적으로만 쓰고 있는 우리로서는 (펜타닐에 대한) 더 강력한 통제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펜타닐로 어려움을 겪는 미국이 우리나라에 책임을 돌리며 거짓 비난을 하는 것도 모자라 우리 영토를 침입하려는 듯한 의도까지 내보이며 위협하고 있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좀비 마약'으로도 불리는 펜타닐은 애초 진통제로 개발됐지만, 오·남용 문제로 많은 이가 목숨을 잃고 있다. 특히 연간 7만명이 숨진 미국에서는 정부의 최대 골칫거리 중 하나다.

미국 측에서는 자국 내 펜타닐이 중국에서 공급되는 화학물질을 기반으로 멕시코 카르텔에서 대량 생산해 밀매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공화당 일부 의원은 군을 동원한 척결 필요성까지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미국 내 유통되는 펜타닐은 멕시코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미국 내에서 직접 생산된다"고 맞서고 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 역시 이날 회견에서 "미국의 펜타닐 밀매범 대다수는 미국인"이라며 "멕시코만큼 미국으로의 펜타닐 유통에 반대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역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