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주재한 미국 외교관과 정보요원들이 집단으로 원인 미상의 건강이상을 겪은 '아바나 증후군'의 원인이 전자기 공격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가 공개됐다.
30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진보성향 뉴스사이트 살롱(Salon)의 요청으로 최근 기밀 해제된 이 문건은 아바나 증후군을 조사한 전문가 패널이 작년 9월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에게 제출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다.
153쪽 분량의 이 문건은 2016년 쿠바 수도 아바나의 미 대사관 근무자들을 시작으로 중국과 유럽, 아시아 각지의 미국 외교관과 정보요원 및 그 가족들이 현기증과 두통, 피로, 메스꺼움, 인지 장애 등 증상을 겪은 것은 자연적 현상으로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부 징후나 증상은 일반적인 것이지만, 네 가지에 이르는 핵심 특징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건 매우 특이하고 문헌상으로도 보고된 적 없으며 특정한 신경학적 이상과도 관련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바나 증후군이 "알려진 환경적·의학적 상황들로는 쉽게 설명되지 않으며, 외부적 자극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결론 내리면서 일부 증상은 "전자기 에너지, 특히 무선주파수 대역의 펄스 신호에 의한 것이라면 설명될 수 있다"고 적었다.
아바나 신드롬은 약 70개국에 주재하는 미국 당국자와 관계자들이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바나 신드롬의 원인이 적국의 전자기파 무기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달 초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 아바나 증후군이 적국의 공격이나 에너지 무기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아바나 증후군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미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보기관이 합동으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했으나, 공격이 이뤄졌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정보 당국은 새로운 가설이나 증거가 발견될 경우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미 국방부가 아바나 증후군의 원인으로 의심되는 극초단파 공격 등이 실제로 그러한 건강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지 규명하기 위해 작년 9월 미국의 한 대학에 동물실험을 의뢰했다고 최근 보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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