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 84세 노인, 관수의 준비해 부음
▶ 주민들도 “기운 북돋는 프로젝트”‥ 수백명 운구 참여 가짜 죽음 ‘애도’
“내가 죽고 나면 사람들은 얼마나 슬퍼할까. 장례식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까. 혹시 몇 사람 오지 않는 쓸쓸한 장례식이 되진 않을까.”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떠올려 봄 직한 질문이다. 이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장례식을 연 중국의 한 노인이 중국 언론들의 주목을 받았다.
현지 매체 펑파이와 구파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안후이성 바오주의 한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노인 장원밍(84)은 지난달 27일 스스로 자신의 장례식을 치렀다. 자신이 죽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했던 데다, 오늘이 어제 같고 어제가 오늘 같은 시골에서의 무료한 삶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외로웠다. 아내는 3년 전 세상을 떠났고, 자녀 5명 중 사고로 숨진 셋째를 제외한 모두가 외지로 나갔다. 몸이 아플 때 병원에 데려다주는, 자신보다 열한 살 어린 다른 노인이 그의 유일한 말벗이 돼 줄 뿐이었다. 외로움을 달래 줄 무언가가 필요했고,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건 장례식뿐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장 노인은 자신이 들어갈 관을 짜고 수의도 마련했다. 장례 업체와 장례식 규모에 대한 논의까지 마친 뒤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부음을 띄웠다. 장례 준비에 총 2만 위안(약 380만 원)을 썼다.
장례식은 성공적이었다. 운구 가마가 마을 골목을 지나자 이미 장 노인의 가짜 부음을 듣고 찾아온 마을 사람 수백 명이 운구 행렬을 만들어 그의 가짜 죽음에 애도 아닌 애도를 표했다. 조문객들은 사진을 찍으며 장 노인의 죽음을 기념했다. 한 이웃은 장 노인을 향해 “죽으니 기분이 어떤가”라고 묻기도 했다. 조용히 관에 누워 있던 장 노인은 사람들의 관심에 신이 난 듯, 벌떡 일어나 앉아 자신을 찾아준 ‘조문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가짜 장례식’이 끝난 뒤, 장 노인은 “나는 가족 모두가 곁에 없다. 외로웠고 삶의 재미를 느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이번 장례식은 가치가 있었다.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생전 장례식이 장 노인의 기운을 북돋는 프로젝트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중국인들의 반응도 대체로 호의적이다. 중국 포털 사이트 바이두의 한 블로거는 “이 우스꽝스러운 장례식은 사실 시골에 사는 수많은 노인의 외로움에 관한 슬픈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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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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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사람 하나두 없구 그냥 산에버려져 짐승 까마귀 벌레밥..푸하하하하하 서러워말라 노하지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