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국 “최소 80명 생존”…거친 파도로 구조·수색 난항 속 사망자 더 늘 수도

26일(현지시간) 이칼리아 서남부 칼리브리아주 크로토네 해변으로 좌초된 것으로 추정되는 난민 선박의 잔해가 떠내려왔다. [로이터=사진제공]
국제적인 논란에도 난민 구조선에 대한 규제 강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이탈리아 서남부 칼라브리아주(州) 동쪽 해안 부근에서 26일(현지시간) 난민을 태운 선박이 난파 사고를 당해 최소 59명이 숨졌다.
완다 페로 이탈리아 내무부 차관은 이날 오전 난민과 이주민을 태운 목선이 칼라브리아주 크로토네시 앞 해안에서 암초에 부딪힌 뒤 난파한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59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와 아기 12명이 포함됐다.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해류에 휩쓸린 채 숨진 난민의 시신들이 목선의 잔해와 함께 해변으로 떠내려왔다.
부서진 선박에서 해변까지 헤엄쳐 도달한 이들을 포함해 최소 81명이 생존했다고 크로토네시 측은 전했다. 생존자들은 임시 대피소로 이동하거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가운데 1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이탈리아 경찰과 해안경비대, 소방당국 등은 헬리콥터와 구명용 전동보트 등을 동원해 수색·구조 활동을 벌였다. 당국은 이날 내내 해안에 높은 파도가 일면서 수색 활동에 애를 먹었다고 현지 방송사들이 보도했다.
생존자 진술 등에 비춰 이날 부서진 난민 선박에는 140∼150명 이상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이탈리아 당국은 추정했다. 선박 탑승자들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란, 파키스탄, 소말리아 등지에서 온 사람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구조 작업의 진척도 등에 비춰 사망자나 실종자 수는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탈리아 남부는 지중해를 통해 유럽에 들어가려는 난민 선박들이 입항을 시도하는 주요 경로 가운데 하나다. 이번에 난파된 배가 따랐을 것으로 보이는 지중해 중부 항로는 선박 사고 위험이 자주 발생하는 경로로도 알려져 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지중해 중부에서 난민 선박 사고로 2만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이탈리아는 국제구호단체가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의 구조 활동 횟수를 1회로 제한하고 이주민 구조 후 지체 없이 지정된 항구로 향해야 하며 구조선 운영 단체는 구조 활동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다수의 희생자가 나온 이날 사고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힌 뒤 난민 밀입국 사업을 벌이는 브로커 조직을 비판했다.
그는 밀입국 브로커들을 '인신매매범'이라고 부르면서 "남성과 여성, 어린이들이 지불한 돈과 그들의 생명을 맞바꾼 것은 비인간적"이라고 말했다. 안전을 도외시하는 밀입국 단속을 지속하겠다고도 밝혔다.
반면 단속은 근본적 해법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탈리아 야당인 오성운동 소속 라우라 페라라 유럽의회 의원은 성명을 통해 "밀입국 브로커들만 비난하는 것은 위선"이라며 "현재 유럽연합(EU)은 조국을 강제로 떠나야 했던 사람들을 위한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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