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난전화 건 러시아 유튜버, 메르켈과 통화 녹음 공개
▶ “민스크 평화협정, 우크라에 국방력 보충시간 벌어줘” 주장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 전 대통령으로 사칭한 남성에게 속아 전화로 정세를 논의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고 20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메르켈 전 총리 집무실에 따르면 지난 1월 12일 한 남성이 스스로를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전 대통령이라고 소개한 뒤 통화 기회를 얻어냈다.
이 남성은 메르켈 전 총리와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우방으로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를 돕고 있는 벨라루스 내 정세를 논의하고자 했다. 통화에는 독일 외무부 소속의 통역사도 동원됐다.
집무실은 "(메르켈 전 총리는) 통화가 끝나고 통화 도중에 느낀 인상에 대해 외무부에 알렸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인상이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전화를 건 남성의 정체는 장난 전화로 악명이 높은 러시아 유튜버 블라디미르 크라스노프와 알렉세이 스톨야로프(보반과 렉서스)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반과 렉서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가수 엘튼 존과 해리 왕자 등을 상대로도 비슷한 전화를 걸어 유명인들의 진땀을 뺀 장본인이다.
이들이 텔레그램에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메르켈 전 총리는 "민스크 평화협정이 우크라이나에 소중한 시간을 벌어줬다"고 주장했다.
통화에서 언급된 민스크 평화협정은 2015년 메르켈 전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전 대통령의 중재 하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로셴코 전 대통령 등이 만나 맺은 평화 협정이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이전에도 민스크 협정이 유명무실해진 것은 사실이나 우크라이나에 국방력을 보충할 시간을 벌어줬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해왔다.
메르켈 전 총리는 2005년 독일 첫 여성 총리에 올라 큰 지지를 받다가 2021년 12월 퇴임했다.
그러나 그는 퇴임 직후인 작년 2월 러시아가 끝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그는 재임 시 러시아와 유대를 강화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을 막지 못했다는 눈총을 받아야 했다.
총리 재임 당시인 2008년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반대해 러시아가 침공할 여지를 만들었다거나,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원유에 지나치게 의존해 유럽 에너지 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편, 녹음 파일에는 이 밖에도 메르켈 전 총리가 벨라루스 독재 정권의 탄압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담겼다고 AP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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