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추적-아르헨티나 한인 집단거주 농장에 무슨 일이
▶ 음독자살 시도해 병원 이송 중 범행 자백
▶ 검찰 “명상 때 공격, 무방비 상태서 당해”
▶ 한인 36명 집단거주해 와…종교활동 의심
아르헨티나에서 한인 남성이 부인 또는 연인으로 추정되는 한인 여성을 살해한 뒤 독극물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같은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한국인들이 집단 거주하던 농장으로 알려져 사건의 배경에 대해 의혹이 커지고 있다. 도대체 한국의 지구 반대편 나라인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건 개요
아르헨티나에서 한인 남성이 동포 여성을 살해한 뒤 음독을 시도했다가 경찰에 붙잡힌 사건은 지난 13일 발생했다. 중남미 매체인 엘누에보닷컴과 시티오안디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아르헨티나 멘도사주에서 긴급 전화(911)에 “독극물을 마셨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위치 추적 후 현장에 출동한 아르헨티나 경찰은 신고자를 페루파토 병원으로 옮겼는데, 그는 구급차 안에서 “내가 지난주 같은 국적의 아내를 죽였다”고 울며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남성은 한국 국적 김모 씨로 밝혀졌다.
자초지종을 캐물은 경찰은 김씨로부터 ‘지난 9일께 함께 살던 동포 여성을 목 졸라 살해한 뒤 멘도사주 산마르틴 지역 돈페드로 농장 부근에 시신을 암매장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실제 김씨가 지목한 곳에서는 40대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인들 집단 거주
김씨가 부인이라고 주장한 여성을 살해한 곳은 아르헨티나 멘도사주 산마르틴 지역의 돈페드로 농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 농장에서는 한인들이 집단 거주하고 있었다고 현지 매체들이 경찰을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멘도사포스트와 인포바에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경찰은 범죄 현장에 한인 36명이 함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과거 견과류 생산회사 소유였던 이 농장은 다소 외딴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농장 안쪽에는 거주 시설로 보이는 단층 건물 몇 동이 있었는데, 침대 같은 기본적인 가구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공동 부엌과 명상실 등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멘도사포스트는 보도했다. 주요 동선을 살피는 폐쇄회로(CC)TV도 설치돼 있었다. 지역 주민들은 이곳에 한인들의 거주지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분위기라고 한다. 지역 사회와 거의 접촉하지 않는 등 폐쇄적인 환경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이곳에서 거주자들이 일종의 영적 활동을 한 것 아니냐는 추정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다른 범죄 혐의점은 없는지에 대해서도 살피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경찰은 또 전날 음독 후 자신의 살인 범행을 자백한 한국인 남성 김모씨의 나이가 34세라고 밝혔으나 현지 검찰은 다음날 김씨의 나이가 64세라고 정정했다. 역시 한국 국적인 피해 여성은 49세로 확인됐다.
■무슨 일이 있었나
16일 주아르헨티나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오스카 시보리 아르헨티나 멘도사주 산마르틴 지방 수석검사는 삼중 가중 살인 혐의를 받는 김모(64)씨에 대해 예비적 구금 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 아르헨티나 검찰은 “(피의자가) 명상 중인 피해자를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몰래 파묻었다”고 밝혔다. 검찰에서 주장하는 범죄 가중 요소는 두 사람의 관계, 방어 가능성, 페미사이드(여성살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피해자가 직계 존·비속이거나 연인 등일 때 피의자에 대해 더 무겁게 처벌한다. 피해자의 방어력이 부재하거나 부족한 상태를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는지도 유·무죄와 처벌 수위 판단의 주요 참작 사안이다.
즉, 한국인인 피해자(49)가 김씨와 연인 관계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김씨가 무방비 상태에 있던 피해자를 공격한 정황,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사실 등 김씨 살인 혐의에 가중 요소가 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김씨는 이날 법원에서 진행된 심문에서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범행 이유에 대해서도 알려지지 않았다. 음독해 병원으로 실려 가기도 했던 김씨는 현재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는 2020년 이 농장에서 일하며 머물기 위해 아르헨티나 멘도사에 온 것으로 나타났다.
주아르헨티나 한국대사관 측은 “(남은) 한인들은 자의에 따라 그곳에서 지내며, 필요하면 바깥 왕래도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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