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찰풍선’ 사태에 대한 미국의 강경 방침이 중국과의 갈등을 필요 이상으로 키운 ‘과잉 대응’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달 들어 미군이 잇따라 격추한 비행체 4개 중에서 3개는 중국과의 관련성을 찾기 힘든 것으로 파악된 탓이다. 게다가 이번 사태를 촉발한 최초 정찰풍선(4일 격추)의 경우, 중국 의도와는 달리 우연히 미국 영공에 진입했을 수 있다는 미국 내부 조사 결과마저 나왔다. 일각에선 미국이 뒤늦게나마 이번 사태의 출구 전략을 찾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4일(현지시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0~12일 격추된) 세 비행체가 중국 정찰풍선 프로그램의 일부라는 구체적 징후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국가의 정보 수집 활동으로 확신할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업적이거나 연구 단체와 관련된 무해한 풍선일 수 있다는 게 유력한 가설”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과의 연관성은 물론, 국가 안보 위협 가능성도 찾지 못했다는 얘기다.
백악관의 이 같은 발표는 중국 정찰풍선 사태와 관련해 미국 측이 ‘과잉 반응’을 보였다는 비판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앞서 미국은 10일과 11일, 12일 사흘 연속 ‘중국산’으로 의심되는 비행체를 미사일로 격추시켰다. 지난 4일 미 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바닷가에서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 이후 네 번째의 군사적 대응이었다.
이 과정에서 굴욕적 기록을 쓰기도 했다. NSC에 따르면 12일 비행체 격추를 위해 발사한 미사일(AIM-9) 한 발이 표적을 빗나간 뒤 호수에 빠졌다. 한 발당 40만 달러(약 5억 원)에 달하는 미사일을 낭비한 셈이다. 당초 미국은 이 사실을 쏙 빼놓은 채 ‘격추 성공’만 공개했다. 그리고는 대중 압박 수위를 더 높였고, 중국의 거센 반발로 미중 갈등은 고조됐다.
양국 관계를 급랭시킨 계기가 된 첫 번째 정찰풍선과 관련, 중국 측 ‘실수’가 개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정부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4일 격추된 중국 정찰풍선이 예상치 못한 기상 상황으로 미 영공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WP는 “미중 긴장을 고조시킨 이번 사태가 부분적으로는 ‘실수’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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