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차파 캠프’ 역사 공유… “도산이 독립운동 기틀 닦은 곳”
미국 최초의 한인타운 ‘파차파 캠프’ 주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숨결이 깃든 미국 최초의 한인 타운 '파차파 캠프'(Pachappa Camp)의 역사를 미국내에서 널리 알릴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학(UCR)과 이 대학의 장태한 소수인종학 교수는 14일 멜론 재단에서 85만 달러(약 10억8천만 원) 지원금을 받아 '파차파 캠프'의 역사를 공유하는 순회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최초의 한인타운 '파차파 캠프'와 이 공동체를 일궈낸 도산의 발자취를 알리는 이번 전시회는 내년 말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워싱턴DC와 시카고, 뉴욕 등 주요 대도시들을 돌면서 진행될 예정이다.
장 교수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역사적 편견을 비롯해 최근 아시아계를 겨냥한 폭력 행위가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전시회를 통해 아시아계의 역사와 업적, 현재도 진행 중인 아시아계 민권 투쟁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럴 윌리어스 인문·예술·사회과학대학 학장은 "순회 전시회는 미국이 가진 풍부한 이민자들의 역사와 그 이야기를 지역 사회가 배울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차파 캠프'는 미주 이민사에서 한인타운의 효시로 평가받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주민 공동체다.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의 이 타운에는 당시 오렌지 농장에서 일하던 한인 약 100명이 모여 살았고, 도산은 이곳에서 한인 공동체를 일궈내며 초창기 독립운동의 기틀을 닦았다.
리버사이드 오렌지 농장에서 일하던 시절의 도산 안창호 선생 [장태한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민족을 위한 소명 의식을 품었던 선각자 도산은 구한말 현대적 국민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1902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어 190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리버사이드로 이주해 오렌지 농장에서 일하면서 한인들 계몽에 앞장섰다.
'도산 공화국'으로 불리기도 했던 '파차파 캠프'에서 5년 넘게 거주한 도산은 한인 협동조합인 공립협회와 동포의 취업을 돕는 한인 노동국을 세웠다.
미국 첫 한인 타운에서 일궈낸 공동체 운동의 성과는 향후 도산이 항일 비밀결사 신민회와 민족운동 단체 흥사단을 설립하는데 소중한 자양분이 된다.
장 교수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리버사이드 '파차파 캠프'가 초기 미주 한인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하나였다는 점을 사람들이 기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태한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학 교수 [장태한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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