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하원 낙선 후보 “선거 조작돼” 민주당 의원 등 ‘총격 살인’ 사주
▶ 2021년 의원 협박사건만 9625건, 트럼프 등장 후 극단주의와 연계
“미국 뉴멕시코주 선거는 완전히 조작됐다. 죽는 날까지 싸우겠다. 난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의 왕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뉴멕시코주 하원의원에 도전했던 솔로몬 페냐(39)가 낙선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잇따라 올린 글이다. 26%를 득표하는 데 그친 그는 선거관리 공무원을 찾아가 항의하는 등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분노를 다스리지 못한 그는 결국 선을 넘었다. 민주당 상원의원과 공무원들을 청부 살해하려다 체포됐다.
‘음모론 전성시대’가 열린 미국에서 정치인을 향한 물리적 폭력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뉴멕시코주에서 지난해 12월 이후 벌어진 4건의 총격 사건 주모자로 17일(현지시간) 기소된 페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부정선거 주장’의 신봉자였다. 그런 페냐가 자신의 낙선을 선거가 조작된 결과라고 여긴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페냐는 사람을 고용해 린다 로페즈 민주당 상원의원과 공무원 등 4명을 총격 살해하라고 사주했다. 아무도 다치거나 숨지지 않자 마지막 타깃인 로페즈 의원 집 앞에 직접 총을 갖고 나타나기도 했다. 로페즈 의원과 가족도 무사했다.
미국의 정치적 분열이 부른 폭력은 예고된 비극이다. 미국 연방의원에 대한 협박 사건은 2021년 총 9,625건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악성 대선 캠페인으로 얼룩진 2016년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났다. 미 CNN방송 칼럼니스트 질 필리포비치는 페냐 사건을 “정치적 음모론자를 유권자로 끌어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지도자에게까디 손을 뻗어 끊임없이 거짓 주장을 제공하는 정당(공화당)이 초래한, 예측 가능했던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현대 민주주의의 중심’이라고 자부해온 미국에서 2020년 대선 이후 벌어진 굵직한 정치폭력 목록은 화려하다. 워싱턴 국회의사당 습격, 미시간 주지사 납치 시도, 프라밀라 자야팔 워싱턴주 하원의원 총기 협박 등이다.
일리노이주에서는 선거사무소 직원 3명이 지난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비슷한 이유로 동반 사퇴했다. 애틀랜타 시장을 지낸 키샤 랜스 바텀스는 “정치인이 정신적 건강과 복지를 위해 공직 사퇴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는 것은 국가로서는 위험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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