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주민의회 일꾼 필요합니다”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Wilshire Center Koreatown Neighborhood Council)의 선거 일정이 시작된 가운데 한인들의 관심이 저조한 상황이다. 주민의회가 공석이 많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다시 한 번 한인들의 적극적인 출마 등 참여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LA 시정부가 주민자치를 위해 설립한 주민 의회는 시정부의 공식적인 주민 의견 수렴 및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는데, 한인타운 지역의 주민의회가 바로 WCKNC다. 시정부와 한인사회를 연결하는 첫 고리인 셈이다.

현재 LA 시에는 총 99개의 주민의회가 있다. 각 관할 지역 내 건물 신축과 증축, 업소 조건부 영업허가, 쓰레기 투기, 도로 보수 등 지역 사회에서 주민들의 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1차적으로 심의하고 시정부에 공식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WCKNC를 구성하는 대의원 수가 매우 적은 상황인데, 지난 16일 기준 정원 28명 중 16명이 공석으로, 12명 만이 등록돼 있는 상황이었다. 그 중 한인 대의원은 3명 뿐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주민의회를 관리하는 ‘임파워 LA’(Empower LA)는 WCKNC 대의원 후보 등록이 지난 4일부터 시작됐고, 오는 2월 18일 마감된다고 밝혔다. 선거는 5월 4일 치러진다.

후보 등록이 시작된지 10일 이상 지났지만 관심은 매우 저조한데 16일 현재까지 후보 등록은 4명에 그치고 있다. 한인사회에서는 단체장들을 비롯해 선거 일정이 시작됐다는 사실도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후보 등록 및 선거 정보 확인은 임파워 LA 공식 웹사이트(empowerla.org/elections/)에서 가능하다.

그동안 WCKNC 대의원 수는 개인사정이나 다른 대의원과의 불화와 같은 다양한 이유로 자진 사임, 많은 결석으로 인한 제명 등이 이어지며 계속 줄었다.

이에 따라 안건 처리 지연, 지역 정책에 주민 목소리 미반영, 일부 대의원들의 이해관계 단합 가능 등의 문제가 불거져 나오며 WCKNC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었다. 한인 대의원이 적어 한인 목소리를 전달하기도 힘든 상황으로 전해졌다.

한인 대의원 중 한 명인 전기석씨는 “지난해 그래도 어떻게는 회의를 이끌어왔지만 최근 의장직을 맡아왔던 대의원까지 사임해 지난 9일 예정돼 있던 1월 미팅이 열리지 못했다”며 “조율 중이지만 대의원들을 보강하기 전까지는 어려움이 많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WCKNC에 대한 한인사회의 관심도 한 때 높았다. 지난 2018년 한인타운 지역구 분리안 사태(일명 방글라데시 사태) 때 크게 증가했다가 다시 시들해졌다. 사태 직후인 지난 2019년 선거에선 26명 중 한인이 16명으로 절반 이상에 달했고 의장도 한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대의원에 나설 인물 조차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대의원이 무보수 봉사직인 가운데, 개인 시간을 할애해 2~3시간씩 이어지는 회의에 참석해야 하며, 일부 대의원들의 분란 조장 행위도 종종 있어 대의원에 나서길 꺼려한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누군가에게 대의원을 하라고 권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