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비 강화 비용으로 매출·이익 감소…소비자 불만 증가 우려”

잠금장치가 있는 플렉시 글라스 속에 상품 진열한 뉴욕 타깃 매장 [로이터=사진제공]
코로나19 대유행이 지나간 후 처음 맞는 추수감사절 쇼핑 시즌을 맞아 미국 소매업체들이 매장에 CCTV를 설치하고 상품을 쇠줄로 묶는 등 좀도둑 방지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3일 월마트, JC페니, 애플, 월그린 등이 매장에 새 감시시스템을 설치하거나 경비원을 추가 배치하고, 타깃과 반스앤드노블은 상품을 플렉시 글라스 뒤에 놓거나 진열대에 쇠줄로 묶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소매업계는 고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 지출이 줄고 재고가 느는 가운데 명절 쇼핑 시즌에 절도로 매출과 이익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소매컨설팅업체 스트래티직 리소스 그룹의 버트 플리킹어 이사는 "매출은 위축되고 42년 만의 고인플레이션으로 이익은 줄고 있다"며 "범죄 예방 비용은 가격에 반영되고 판매와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샴푸, 타이레놀, 치약 같은 것까지 잠긴 진열대에 있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며 "이런 경비 강화 조치로 소매점들은 계획적인 구매자와 충동 구매자를 모두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노스트롬 백화점에 80여 명이 진열장을 깨고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해 소매업체 절도가 큰 관심을 끌었지만 이런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미국소매협회(NRF)는 지난해 소매업체 대한 조직적 집단범죄가 26.5% 증가했다고 밝혔으나 소매업체들이 절도·사기 등으로 입은 손실은 총매출의 1.4%로 이전 5년간과 비슷했다.
그러나 소매업체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증가와 이익 감소 압박 속에서도 연 매출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명절 쇼핑 시즌을 앞두고 경비 강화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매장에서 발생하는 소액 상품 절도는 법적 절차를 밟기도 곤란해 소매업체들은 경비 강화로 절도를 막는 게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월마트는 켄터키주 파두카와 앨라배마주 오펠리카에 있는 대규모 점포 3개의 주차장 등 외부에 감시시스템 9대를 설치했다. 이 시스템은 하루 24시간 영상을 제공해 수상한 행위를 즉각 경찰에 통보할 수 있고 번쩍이는 불빛과 확성기로 모든 행위가 감시되고 있음을 알린다.
뉴욕주 화이트플레인즈의 타깃 매장은 모든 화장품을 잠금장치가 된 플렉시 글라스 안에 진열했고, 맨해튼의 반스앤드노블 매장은 레고를 사려면 빈 레고 박스를 계산대로 가져가 돈을 낸 뒤 상품을 받도록 했다.
애플은 최근 매장에 사복 경비원을 배치하기 시작했고, 한 매장에서는 일주일에 2~3일 운영하던 사복 경비원 순찰을 주 5일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매업체들의 경비 강화에 고객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렉스 프리버거(40) 씨는 "점점 더 많은 상품이 아크릴판 뒤에 진열되고 있다"며 "가장 큰 불만은 많은 제품이 잠금장치가 된 진열장에 있는데 이것을 열어줄 직원을 충분치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언 코넬 타깃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6일 콘퍼런스콜에서 경비 강화에 대해 소매업체 매장에서 절도와 조직범죄 크게 늘고 있다며 "절도를 막고 직원과 고객 안전을 지키기 위해 훈련과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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